Babette’s Feast – 바베트의 만찬

Philip Yancey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읽고 그 책 중에 소개된 영화 Babette’s Feast를 보려고 벼르던 중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 때 드디어 빌려다 보게 되었다.  영화는 덴마크 Jutland 반도에 위치한 황량하고 조그마한 마을의 두 자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Babette’s Feast 영화 포스터

금욕주의적인 루터교 목사인 아버지를 모시고 산 이들은 아버지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검소한 생활을 이어 가며 마을의 어려운 노인들을 도우며 살고 있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한 자매는 스웨덴 기병장교의, 또 다른 자매는 파리에서 쉬러 온 오페라 가수의 구애를 받지만 도시의 화려한 생활을 죄악시하는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끝내 헤어지고 만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몇 안 되는 신도들인데 사이도 나빠지고 하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두 자매는 변함없이 같은 찬송 “내 본향 예루살렘”을 부르며 예배를 인도하는데 찬송소리는 점점 힘없고 작아지기만 한다.

세월이 흘러 노년에 접어들은 이들에게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날 Babette이라는 여인이, 한 자매의 옛 연인이었던 오페라 가수의 편지 한 장을 들고, 나타난다.  불란서 내전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어려운 여자인데 요리를 잘 하니 가정부로 써 달라는 부탁이다.  그래서 같이 살게 되었는데 어느 날 Babette에게 10,000프랑의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마침 돌아가신 아버지의 100회 생일이 다가오는데 이 날을 기념하여 Babette이 교인들 모두를 대접하겠다고 제의 한다.  이래서 Babette이 직접 파리까지 가서 산해진미의 온갖 재료를 사다 잔치 준비를 하는데 이를 본 자매들은 걱정이 앞선다.  매일 마른 생선을 물에 불려서 빵 조각을 넣어 끓인 죽이나 먹던 이들은 육신의 향락에 빠질 이런 음식이 악마의 축제 정도로 보였기 때문이다.  궁리 끝에 신도들과 만나서 음식은 먹지만 절대로 맛있다는 표현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다.  이렇게 잔치가 시작되는데 장군으로 승진한 다른 자매의 옛 연인이 함께한다.  끝도 없이 나오는 기막히게 맛있는 음식과 포도주지만 약속이 있었는지라 모두 묵묵히 먹고만 있다.  음식 이름도 포도주 이름도 모르니 말 하려 해도 할말이 없는 이들이다.  장군만이 이 모든 음식의 진가를 알고 파리 최고의 어느 식당에서 먹었던 음식과 아주 꼭 같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무표정하게 먹고만 있던 신도들도 하나 둘씩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겠다고 감탄하며 어느 틈엔가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옛날과 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돌아간다.  기분이 좋아진 장군은 옛날에 들었던 자매들의 아버지 설교를 기억해 낸다.  은혜와 진리가 만나고 의와 천국이 입 맞추는 밤입니다.

누가 왜 주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최상의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은 신도들은 밖으로 나가서 우물가에 빙 둘러서서 손을 잡고 늘 부르던 찬송을 힘차게 부르는데 은혜 가운데 있는 자들의 진정한 연합의 모습이다.  한 편 부엌 안은 사용한 접시들과 음식 찌꺼기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는 게 마치 전쟁터와 같다.  피곤하여 앉아있는 Babette에게 두 자매는 정말 굉장한 저녁식사였다고 말한다.  Babette은 바로 자기가 장군이 이야기한 그 식당의 요리사였다고 말한다.  자매들은 Babette이 파리로 돌아가도 오늘의 저녁식사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는 파리로 가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오늘 저녁 만찬에 복권당첨금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다 썼다고 말한다.

영화를 보며 생각했던 것들: 지나친 절제와 금욕은 오히려 은혜에 둔감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감사가 줄어들고 각박하고 정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은혜의 경험을 하여야 새로운 은혜를 알 수 있다(영화의 장군은 왕궁에서 근무하며 귀족생활을 통하여 그런 고급요리를 접하게 되었다.  우리는 교회와 믿음생활을 통해서 주님의 은혜를 자각하게 된다).  옛 연인을 방문하기 위해 가는 장군의 독백 “Could so many years of victories end here in defeat?”  우리는 매일 한 치도 지지 않으려고 억지를 부려가며 살고 있는데 과연 그것이 승리의 삶일까?  베푸는 자는 갖은 것 모두를 털어서 베푸는구나.  이건 영화의 인물이고 실제로는 우리 주님만이 그렇게 하셨구나.

추천의 말: 1988년 Academy Best Foreign Language Film 상을 받은 영화인데 베푸는 자의 부담으로 거저 받는 은혜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읽기 전, 또는 읽은 후에, 아니면 관계없이 보셔도 됩니다.  우리는 Blockbuster Foreign Movie Section에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시립도서관에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원어는 덴마크 말과 불어로 되어있는데 DVD Language Option에서 영어로 바꾸어서 보세요.  가족이 함께 보며 주님의 은혜에, 또 서로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합니다.  이 영화에 연관된 web site이 많이 있는데 자세히 연구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그 중 best를 소개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음식들의 recipe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Babette’s Feast 자료

(2008년 12월)

p.s. 세월이 지나 Blockbuster는 없어졌고 이제는 on-line/on-demand의 세상이 되었다. Google해보니 Amazon Prime Video에서 볼 수 있다고 나온다.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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