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괴리

세상에는 많은 논리와 주장들이 있다.  그 중에는 상황이 변해도 또 어떻게 해석해도 그 뜻이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고, 겉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모순에 쌓여 자가당착에 빠지는 그런 괴리들도 있다.  괴리들의 특성은 그 주장이 사실이기 위해서는 그 주장 자체가 거짓이어야만 한다는 모순점이 있는 것이다.  대개 그 논리를 정당화 하기위해서는, 그 논리 자체를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주장하는 논리 자체에 그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제외시키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quiz가 있다.  어느 사람이 자기가 하는 말은 모두가 거짓말이라고 했다면 이 말은 거짓이냐 아니냐 하는 질문이다.  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받아드리면 자기가 한 말이 모두 거짓임으로, 이 말도 거짓이고, 따라서 그가 하는 말은 모두가 사실이어야 한다.  그 사람이 한 말과는 상반되고 모순 된 결과이다.  하지만 그 주장자체가 거짓이 아니라 할 때, 다시 말해서 그 주장 자체를 부정할 때만이 그 주장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은 그저 농담 수준이고 또 일반적인 적용을 하는 것이 아님으로 괴변정도에 속한다.

어떤 논리 자체보다는 그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기가 막힌 일도 많다.  일전에 종교다원주의에 빠진 사람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종교다원주의는 모든 종교가 그 가르침은 다를지라도 궁극적으로 동일하다고 주장하며, 따라서 모든 종교를 통하여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기독교에 대한 공격이다.  기독교가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믿고 타 종교를 이단시 하며 수용하지 않는 것을 통렬하게 비판하는데 그 기세가 자못 등등하다 못해 위협적이다.  자신들의 주장을 정말로 믿는다면 그들부터 기독교를 수용해야하지 않는가?  최근에 기독교인의 이중적인 모습을 들이대며 흥분하는 사람을 만났었다.  그는 교회 주차장에서 나오는 차들이 마구 운전하며 나오는 모습을 예로 들며 기독교인들은 모두가 위선적이라고 열을 올리는데 숨을 헐떡이며 얼굴이 벌게지며 일그러진 게 여간 흥분하고 화가나있는 모습이 아니다.  그러면서 믿음은 둘째 치고 사회적인 교양도 없다고 떠들어 대는데, 자기의 그런 모습은 아주 교양만점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었지만 더 흥분하다 기절이라도 할까보아 참았다.  자기들의 주장에서 자신들은 예외라는 모습들이다.

“우리의 언어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것은 참된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읽고 잠시 생각 해 보았다.  노자의 도덕경 1장에 있는 “도라 말 할 수 있는 도는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라는 “道可道非常道”의 풀이이다.  그런데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렇게 설명된 것 그 자체도 참된 것이 아니어야 하기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해 진 것이다.  이 주장이 참되기 위해서는 그 주장 자체를 먼저 부정해야만 한다.  “언어로 설명되는 것도 참되다.”라고.  그런데 이 글을 쓴 사람이 목사라 좀 착잡한 심정에 사로잡힌다.  더구나 그 글이 언어의 제한성 등에 대한 글도 아니었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성경에 쓰여 있는 그 많은 이야기와 설명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드리라는 말인가?  성경에 기록 된 모든 일들은 제대로 설명 된 것이 아니니 이 말을 적용시킬 수 없다고 한다면 이야말로 난처하다.  반면 성경은 모든 것을 다 설명하였기에 이 말을 적용할 수 있고 그래서 성경은 참된 것이 아니다 라고 한다면 이 또한 큰 일 이다.  노자가 제법 깊은 철학의 경지에는 이르렀다 하겠지만 그래봐야 그는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중의 한 사상가에 불구하다.  그의 주장을 이렇게 하나씩 떼어 놓아 인용하면 모두가 괴리일 뿐이다 – 노자가 과학자적인 논리가 있었다면 “내가 주장하는 도는 내가 주장하는 도에는 적용하지 말라”는 단서를 붙였을지도 모르겠다.  걱정되는 것은 같은 글의 절반 이상이 이런 괴리들로 (도라 말 할 수 있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요 – 그러면 노자의 도가사상도 참된 도가 아니지요?  이름 붙일 수 있는 이름은 참된 이름이 아니다 “名可名非常名” – 도덕경에 나오는 그 수많은 만물의 이름들은 모두 헛된 이름이겠네요?) 쓰여 있고, 그런 괴리들을 들어서 별로 연관성 없는 (도라 말 할 수 있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요 – 기독교는 참된 믿음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이름 붙일 수 있는 이름은 참된 이름이 아니다 – 예수님은 어떤 이름인가요?), 아니 전혀 상반되는 기독교의 진리로 연결시키려는 모순 된 내용이 바쁘게 사는 우리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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