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존여비

어느 친구가 자기는 남존여비 사상을 충실이 신봉한다고 해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데 그 친구 설명을 듣고 머리를 끄떡거릴 수 밖에 없었다.  남자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여자들의 비위를 마추어야 한다는 게 남존여비사상이란다.  고국에서는 이미 한물 간 조크인지는 모르지만 여기서는 바로 오늘 들은 이야기이다.

또 한가지, 베짱이와 개미 이야기.  우리가 기억하는 우화는 여름 내내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가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서 개미에게 비러먹는 이야기이다.  새로운 버젼은 베짱이의 노래가 히트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남태평양으로 추위를 피해 휴가를 갔는데, 개미는 너무 일만 하다 허리 디스크로 누워서 꼼짝 못하고 겨울을 지냈단다.  원판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를 부르던 시절에 콱 다가왔지만 요새 젊은이들에게는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가만이 생각해 보면 원판의 베짱이는 그저 게으른 베짱이였음이 틀림없다.  그에 비해 신판의 베짱이는 은사를 받았고 그 받은 은사개발에 개미보다 더 열심이었고, 그래서 성공한 것이다.

신 흥부전 또한 재미있다.  놀부 부인이 부엌에서 낮은 부뚜막에 구부리고 밥을 푸고 있는데 배가 곺은 흥부가 들어가며 ‘형수님 저 흥분데요’ 했더니 형수가 냅다 돌아서며 손에 들고 있던 밥주걱으로 흥부를 후려쳤단다.  흥부의 경우는 밥알 몇톨 뜯어 먹을 수는 있었지만, 아해 다르고 어해 다른 우리 말, 똑똑히 발음하고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다.

(2011년 2월)

1 Comment

  1. 형부, 해석이 모두 재미있어요. 현실을 잘 설명하고 있는듯하고.
    저도 신학교에서 여성신학을 공부하고 논문을 썼지만 결혼생활을
    통해 남편 비위도 때로는 맞추고 살면서 나의 여성신학은 다 어디가고 ~ 그래도 요헨이 시어머님이 여성신학자여서 요헨이는 여성들의 권리를 많이 옹호해주고 저를 키워줄려고 해요. 하나님안에서 서로 사랑하려고 하다보니 이론의 신학보다 조화의 삶이 더 파우워풀한것 같아요. 형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글을 쓰시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네요.

    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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