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 2.4. 시내산

시내산은 히브리어로 ‘가시나무가 무성한 곳’이라는 뜻인데 이스라엘 자손이 르비딤을 떠난 후 도착한 시내광야에 있는 산이다(출 19:1-2). 이 산은 모세가 미디안 광야생활 중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지도자로의 소명을 받은 호렙산(출 3:1-5)과 동일한 산이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시내산 앞에 장막을 치고(출 19:2) 모세는 시내산에 올라가 십계명과 율법을 받았다(출 20 – 24).

시내광야 일대에는 해발 2,000m가 넘는 산이 여러 개 있어서 시내산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해발 2,285m(7,498ft)의 에벨무사(Jebel Musa, 모세의 산)로 추정한다. 시내산의 봉우리는 풀 한 포기 없는 엄청난 크기의 화강암으로 멀리서 보기에도 그 위세가 당당하다. 해발 1,570m(5,151ft)에 있는 성 캐더린 수도원까지 차로 간 후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하나는 낙타를 타고 갈 수 있는 등산로이고 또 하나는 3,750계단을 거쳐 회개의 문을 통하여 오르는 길이다. 두 길은 마지막 700계단이 시작되는 곳에서 만나는데 여기부터는 외길이다. 정상에는 조그마한 그리스 정교의 교회와 이슬람 사원이 있다.

시내산 등정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보통 새벽 2시에 시작해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것으로 되어있다. 우리 여정도 그렇게 잡혀있었는데 이는 르비딤을 통과하지 못하고 시내반도 남단까지 내려가서 아카바 만을 타고 올라가다 다시 서쪽으로 향해서 돌아가는 경로로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앞의 글에서 밝혔듯이, 우리는 베드윈족이 경호하여 가까운 길로 갈 수 있어서 초저녁 등반을 하게 되었다. 낙타를 타고 올라가는데 처음 타보는 낙타니 좀 긴장이 되었다. 그러나 낙타가 순하고 자기네가 길을 알아서 잘도 가니 따라온 베드윈족 아이들은 지네끼리 장난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온다. 출발할 때는 낙타 한 마리에 어른 한 명씩이 있었는데 어느 틈에 슬그머니 다 없어지고 아이들만 3명 남았다. 이렇게 낙타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날씨는 서늘하다. 절벽 사이로 난 산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산등성이인데 반대편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3,750계단을 거친 길이다. 그 편을 향해서 내려다 보면 나무 몇 그루가 있는 분지가 보이는데 그 곳이 시내산에 오른 모세를 70인 장로가 기다리던 곳(출 24:1-2)이며 또한 후에 아합과 이세벨을 피하여 도망한 선지자 엘리야가 숨었던 곳(왕상 19:8-9)으로 추정되는 동굴이 있는 곳이다. 이 날은 준비한 손전등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난히 달이 밝아서 아주 편안한 등정을 하고 저녁 9시가 넘어서 하산하였다.


시내산의 웅장한 모습

70인 장로가 기다리던 곳이며 엘리야의 동굴이 있는 곳

700계단 길

정상 주변의 산봉우리들

정상에 있는 동방정교 교회 – 출처 Wikipedia

정상에 있는 이슬람 사원 – 출처 Wikipedia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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