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 4.5. 빌라델비아

우리가 잘 알듯이 빌라델비아는 ’형제의 사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빌라델비아라는 이름의 전래에 대해서 2가지 설이 있다. 당시 버가모 왕국의 유메네스 왕이 도시를 건립하고 자기의 대를 이을 동생의 충성을 기리기 위해 동생의 이름인 ‘빌라델푸스 아타루스’에서 따와서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그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동생이 도시를 건립하고 형에 대한 충성과 사랑을 표시하기 위해서 ‘형을 사랑하는 자’라는 뜻의 빌라델비아로 명명했다는 설이다. 어찌되었든 요새 한국 사극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부모형제가 모두 얽혀서 왕위계승을 위해 서로 모함하고 죽이는 이야기와는 달리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했던 것이 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빌라델비아는 교통의 요지로 무역과 상업이 발달하였지만 20년주기로 돌아오는 잦은 지진으로 크게 번성하지는 못했다. ‘소 아테네’로 불릴 만큼 우상이 범람했고 로마 황제숭배가 극심하여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심했다. 유대인들마저도 회당을 중심으로 기독교인을 박해하여 이중고를 격은 기독교인들 중에 많은 순교자가 나왔다. 계시록에서 빌라델비아 교회는 이런 모든 환란을 잘 이겨낸 충성된 자(계 3:7-13)들이라고 아시아의 7교회 중 유일하게 칭찬 받는 교회가 되었다. 빌라델비아는 훗날 오스만 터키의 집요한 공략에도 불구하고 비잔틴 제국의 최후 보루로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지킨 것으로 기독교 역사에서도 유명하다. 지금은 6세기경에 세워진 사도 요한 기념교회의 유적만이 주거지역 한 가운데 덩그렇게 남아있다. 기둥이 유난히도 큰데 지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빌라델비아에 있는 사도 요한 기념교회의 유적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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