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는 강이 많아 예로부터 수로가 개발되어 교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유럽의 강변에 있는 전망 좋은 언덕에는 대개 성이 있는데 중세시대에 귀족들이 교통과 전략적 요지에 성곽을 세우고 살았던 흔적들이다. 큰 도시들은 모두 강을 끼고 있으니 강을 잘 알면 유럽의 지리를 어느 정도 꾀 뚫을 수 있으며, 유럽 여행시에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겠기에 대표적인 강들을 한 번 훑어보았다. 강 이름은 다른 나라로 흘러 들어가면 바뀌지만 이 글은 강에 대한 연구서가 아니니 강이 시작하는 나라에서의 이름으로 시종한다.
유럽의 강 지도 – 출처 sheppardsoftware.com
다뉴브 강(Danube): 독일어로는 도나우 강이며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독일 남부 Black Forest(Schwarzwald) 지역에서 시작하여 중앙유럽을 가로질러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볼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를 거쳐 흑해로 빠진다. 다뉴브 강은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쯔 Blue Danube로 더욱 유명하다. 다뉴브 강가에 위치한 대표적인 도시로는 비엔나(Vienna)와 부다페스트(Budapest)를 꼽을 수 있겠다.
라인 강(Rhine): 스위스 남동부의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시작하여 Black Forest를 포함한 독일의 남부지방을 흐르다 북상하며 불란서와의 경계를 이루고 흐르며 네덜란드를 거쳐 북해로 나간다. 네덜란드에서는 강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삼각주를 이룬다. 2차대전 이후 독일의 눈부신 경제부흥을 한국에서 ‘라인 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는데 정작 독일에서는 그런 말이 없고 단순히 경제기적(Wirtschaftswunder)이라고 부른다. 라인 강변의 주요 도시들은 본(Bonn), 쾰른(Cologne), 뒤셀도르프(Düsseldorf), 하이델베르그(Heidelberg, 정확하게는 라인 강의 지류인 네카르 강), 로테르담(Rotterdam), 스트라스버그(Strasbourg) 등을 들 수 있다.
라인-다뉴브 운하(Rhine-Main-Danube Canal): 라인 강의 지류인 메인 강을 통하여 라인 강과 다뉴브 강을 연결하는 운하가 1992년에 개통되어 북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유럽의 중요한 수로가 되었다. 이로써 River Cruise로 이 운하를 이용하여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연결하는 코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볼가 강(Volga): 유럽에서 가장 길고 가장 많은 수량이 흐르는 강으로 모스크바 북서쪽에서 시작하여 카스피해로 빠진다. 볼가 강은 러시아의 상징이라 할 만큼 러시아 문화와 직결되어 있어 러시아 문호와 음악가들의 작품에 Mother Volga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는 것으로 볼 때 그 위치가 짐작된다. ‘볼가 강’하면 중학교 때 음악시간에 배웠던 노래 볼가 강의 뱃사공이 생각난다. 단 강과 연결시키는 볼가-단 운하(Volga-Don Canal)를 통해서 흑해로, 발트해로 연결하는 볼가-발트 수로(Volga-Baltic Waterway)를 통해 Saint Petersburg 및 발트해로, 모스크바 강과 연결하는 모스코 운하를 통해 모스코까지 뱃길이 연결되어 관광 및 통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북유럽 크루즈는 대개 암스테르담에서 쎄인트 피터스버그 내지는 모스코까지 연결 되는데 이러한 경로를 통해서이다.
세느 강(Seine): 불란서 북동지방의 고원지대에서 시작하여 파리를 거쳐 북서쪽으로 흘러 영국해엽으로 흘러 들어간다. 파리와 세느 강은 떼어 놓을 수 없이 서로를 연상시키는 곳들이다. 세느 강하면 무언지 모르게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19세기로부터 수라(Seurat), 모네(Monet), 마티스(Matisse) 등 수 많은 화가들의 작품의 배경이 되어왔다.
수라의 그림 그랑드 자트(Grande Jatte, 파리 근교의 세느 강에 있는 섬)의 일요일 오후 – 사진 출처 Art Institute of Chicago
엘베 강(Elbe): 체코 북부 산간지대에서 시작하여 보헤미아 지역을 거쳐 독일을 통해 북해로 흘러 들어간다. 2차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서쪽으로부터 독일로 진군한 연합군과 동쪽으로부터 들어온 소련이 엘베 강에서 조우하며 전쟁을 끝내고 동서독을 가른 경계의 일부가 되었다. 프라하를 가로질러 흐르는 블타바(Vltava, 독일어로는 몰다우 강) 강이 메르닉(Mêlnik)에서 합류하며 엘베 강의 수량은 거의 2배로 늘어난다. 독일에서는 드레스덴, 함부르크 등의 도시를 끼고 흐른다.
독일의 드레스덴 남동쪽에 있는 Saxon Switzerland 지역을 흐르는 엘베강 – 사진출처 Wikipedia

(2013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