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 의료보험 개혁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 의료보험 개혁안을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던 2010년 3월에 공화당 의원 단 한 명의 동의도 없이 힘으로 밀어 부쳐 통과시켰다. 통과 과정에서 민주당원들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서 갖가지 금전적 혜택을 특정 주에 부여하는 등 소위 back room deal이 횡행 하였고 통과 후에도 그 여파에 대해서 수 없는 논쟁이 그치지를 않는다. 극좌들은 그들의 꿈인 국가적인 차원에서 의료보험을 완전히 장악(single payer system)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라고 선언했다. 극우는 이제 시민들의 자유는 의료보험이라는 사슬에 묶여 끝이 났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의료비가 매년 급등하는 현상과 보험제도에 문제점이 있어 해결방법을 모색해야겠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어떻게’에 큰 차이가 있으니 문제이다. 10월1일을 기해서 드디어 Obamacare에 가입할 수 있는 website가 가동되었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또 다시 일파만파가 계속되고 있다.

의료보험 개혁안의 공식적인 이름은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인데 오바마가 자신의 이름이 미국역사에 기록될 정책으로 밀었기에 그의 이름에 근거한 애칭 Obamacare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법이 의회를 통과할 때 민주당은 무리 수를 두며 여러 번 개정했는데 최고로 2,409 쪽까지 가는 방대한 법안이었지만 최종 판은 974 쪽이다 – 의료보험 개정부분만은 906쪽. 하도 여러 번 바꾸고 난리를 치다 보니 당시 하원의장 Nancy Pelosi는 ‘Pass the Bill to find out what’s in it.’이라는 기상천외의 발언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발언이 법안을 빨리 처리하자는 뜻으로 한 소리가 아니고, 여러 국회의원들의 발언들을 종합해 볼 때, 국회의원 어느 한 사람도 이 법안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음이 명백하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정작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이 된 후에 수도 없는 깜짝 조항들이 노출되며 시시비비가 끝이 없다. 여하간 시행령이 현재 약 13,000쪽이라는데 앞으로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을 것이란다. 미국 경제의 1/6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 건강 및 의료비로 쓰이는데 이렇게 방대한 법령이 제정되었으니 미국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가장 큰 쟁점은 보험에 꼭 가입해야 하는 강제조항(mandate)과 이를 어길 경우 내어야 하는 벌금이었다. 보수진영에서 국가는 국민들에게 강제로 어떤 상품을 사라고 명령하고 사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게 할 권한이 없다는 논리로 연방대법원에 위헌여부를 묻게 되었다. 이는 이 법을 통과시킬 때 새로운 세금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한 반응을 무마하느라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벌금이라고 주장한데 기인한다. 9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에서 4:4의 팽팽한 대결로 이어지는 가운데 연방대법원장이 국가는 조세권은 있지만 일률적으로 벌금을 부과할 권리는 없다고 하자 행정부를 대표해서 변호하는 자들이 사실은 벌금이 아니고 세금이라고 말을 바꾸어 5:4로 합헌 판결이 났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 후 다시 벌금(penalty)이라고 부르니 아무리 ‘꾼’들이라도 낯 간지러운 줄 모르는 인간들임에 틀림없다.

이 법안의 강제조항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흔히 자동차보험과 견주는데 이 두 보험의 목적은 전혀 다른데 있다. 자동차 보험은 다른 사람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차를 소유하고 운전하는 사람은 반드시 가입하여야 한다. 자기 소유의 차에 관한 보험은 들던 안 들던 자동차 주인 마음대로 이다 – 아직 월부금을 갚는 차는 은행에서 빌려 타는 차라는 사실을 깜빡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반면 건강보험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드는 것이다. 자동차보험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사고 친 후에 차 보험을 든다고 하면 미친 사람이라고 하는데 의료보험은 병에 걸린 후에 건강한 사람과 똑 같은 보험료를 내고 들 수 있어야 한다고 고집을 쓴다.

진보나 보수 다 같이 전 국민이 적당수준의 보험료를 내고 가입할 수 있는 의료보험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데는 같은 생각이다. 그러기 위한 가장 큰 관건이 재원의 확보인데 ‘어떻게’라는 방법론에서 서로 완전히 다르다. 진보는 그들 상투인 부의 재분배와 같은 맥락인 비용의 공동부담(shared cost)이다. 보수는 의료보험제도보다는 의료비가 급등하는 현상을 잡으면 의료보험료는 자연히 조정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약방에서 한 알에 10전짜리 아스피린이 병원에서 먹으면 $2.50이 되는 원인을 찾아서 실제 경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의사나 병원, 제약회사에서 가장 많은 지출이 고소당할 때를 대비한 보험료인데 의료관계의 소송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정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연관된 것으로 과다한 defensive medicine(고소당했을 때를 대비해서 필요이상의 검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혜택은 이미 있는 Medicaid를 보완하면 된다고 한다. 개개인의 건강 및 병력정보를 의사나 병원이 공유함으로 같은 검사가 반복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고도 한다. 소요되는 경비를 다각도로 절감하면 보험료가 적당한 선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논리이다. 또한 현재의 각 주 별로 의료보험을 통제하는 방식에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주 경계를 없애고 개방하여 보험회사 간에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Obamacare의 재원조성의 핵심인 비용을 공동 부담하여 보험료가 적당수준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보험료는 내지만 아프지 않을 건강한 젊은이들이 보험에 많이 가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진보를 표방하던 젊은이들이 이런 보험은 나이 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더 혜택이 주어지는 불평등한 것이라고 불평하기 시작한다. 이미 중병에 걸린 사람이나 건강검진 결과 혈압이나 혈중지방이 높은 사람들은 기존 보험에 의하면 보험회사의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보험료가 건강한 사람보다 두 세배가 비싸거나 병세에 따라 아예 보험을 들 수가 없다. 이를 배제한 것이 Obamacare의 최대 장점이지만, 반면에 부자들에게 세금을 아주 많이 때려서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를 돌보아야 한다고 아우성치던 젊은이들이, 정작 건강한 자기들이 조금씩 벌금인지 세금인지 더 비싼 보험료인지를 내서 아프고 병든 자들을 돕자니까 불평이 대단하다 – somehow, they refuse to see the parallel here. 남의 돈을 빼앗아(?) 쓰는 데에는 엄청 관대하고 박애주의에 넘치던 이들이 자기가 돈을 내어야 하니까 몹시 아까운가 보다. 결과적으로 저 소득층과 나이 들고 병든 사람들이 위주로 가입하게 되면 보험료는 올라가게 되고 정부의 부담금도 더 늘게 된다. 이 법안을 밀을 때 그리고 입법이 끝난 후에도 한 가정당 일년에 보험료를 평균 $2,500 절약하게 될 것이라고 기회만 있으면 반복하여 강조하던 오바마는 이런 현상이 벌어질 때 과연 무어라 말할지 궁금하다.

비용을 공동 부담하기 위한 또 다른 방편으로 개개인에게 보험의 선택권을 주지 않고 일률적인 보험을 들게 되어 있는 것이 드디어 노출되어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Obamacare의 시행령에 의료보험의 10가지 기본요건을 정했는데 그 중 임신, 출산, 신생아, 소아과, 약물중독, 정신질환 등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남자들도 임신과 출산이 포함되어있는 보험을 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가임 나이가 지난 여자도, 아이가 없이 혼자 사는 사람도, 현재의 보험제도로는 개개인이 필요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었던 것들이 모두 필수가 된 것이다. 결국 Obamacare에 의한 보험은 모두가 같은 보험인데 개인이 부담하여야 하는 금액에 따라서 Platinum, Gold, Silver, Bronze의 4가지로 분류가 된다. 보험료가 가장 싼 Bronze는 가입자가 의사를 볼 때 내는 co-pay가 많고, 보험회사에서 지불하기 전에 가입자가 내야 하는 deductible 액수가 높으며, 그 후에 보험회사에서 내어주는 부담률이 가장 낮다. 그런데 문제는 오바마가 수도 없이 강조했던 ‘현재의 보험을 좋아하면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한 말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들어난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미혼의 남자가 병원에 입원할만한 병에 걸렸을 때를 대비해서 들은 보험은 Obamacare의 기준에 미달이기 때문에 아무리 본인이 좋다고 해도 유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더 비싼 보험료를 내고 본인은 필요로 하지 않는 보험을 들어야만 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나 정치꾼들은 말 바꾸기에 달인들인데 바야흐로 Obamacare가 실시되며 누가 얼마만큼 말을 바꾸며 말 장난을 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2013년 10월)

1 Comment

  1. 대학생 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오바마가 시행한 부의 재분배 정책과 그에 근거한 의료보험 개혁안을 빗댄 parody인데 너무나 재미있어서 소개합니다.

    We need to pass GRA – Grade Redistribution Act. From now on those who study hard in college and earn good grades shall be forced to share their GPA’s with the less studiously gifted. I am expecting majority support from voting age college students. After all, there are more students with bad grades than those with good grades. And I promise you that those studying and sacrificing for good grades will continue to do so enthusiastically despite the fact their grades will be taken from them for the greater good. This will also result in smarter, better educated college students overall and reduce tuition costs. And if you like your grade you have now, you can keep it, period. End of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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