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까지 왔는데 음악회를 빼어 놓을 수가 없다. 다행이 Vienna Residence Orchestra의 연주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단원이 약 40명인데 오늘 음악회와 같이 관광객들이 단체로 오는 경우는 12명정도의 실내악으로 꾸미고 성악 2명 발레리나 2명 이렇게 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순서를 짰다. Vienna Residence Orchestra는 1706년에 지어진 Palais Auersperg(Auersperg Palace)를 주 연주무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 이름은 1777년에 이 궁을 산 왕자의 이름으로 부친 이름이다. Auersperg의 후손들이 살다가 소유권이 몇 번 바뀌었는데도 이제껏 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이 궁은 ‘장미기사의 궁’(Palais Rosenkavalier)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데 그 유래가 재미있다. 원래의 궁 주인의 이름이 Hieronymus Capece de Rofrano이고 Richard Strauss의 희가극 Der Rosenkavalier(장미의 기사)의 남자주인공 이름이 Octavian de Rofrano인데다가, 대본을 쓴 Hofmannsthal이 원래의 궁 임자의 아들을 모델로 Octavian이라는 등장인물을 썼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런 애칭이 붙었다 한다. 근래에 와서 궁의 북쪽 건물이 동명의 식당으로 되었고 music hall은 계속 음악회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Palais Auersperg 일대의 지도 – Interactive Google Map, Click View Large Map for full screen map.
아니 ‘음악회’라고 제목을 써 놓고 무슨 음식 사진을? 음악회 가기 전에 먹은 Vienna Sausage 정식을 소개하느라 … 여행사들이 이 음식을 호이리게(Heuriger) 정식이라고 소개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호이리게는 ‘햇’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포도원과 포도주 양조를 겸한 winery에 부속되어 있는 선술집(tavern)을 칭하며 이런 류의 선술집에서는 자가 생산한 가장 최근의 포도주를 제공하며 주로 2인조 생음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따라서 음식이 위주가 아니고 포도주가 위주이며 안주 정도로 치즈 등을 제공하는 게 고작이다. 전통적인 호이리게는 보통 일년 중 이삼 주밖에 열지 않는다. 호이리게는 특별한 면허가 필요하고 반드시 자가 생산한 포도주만 팔게 되어있다. 따라서 호이리게 정식이라는 표현도 사실은 없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드는 비엔나이다 보니 시장에서 사온 포도주에 소시지, 햄, 돼지고기 스테이크(pork loin roast), 샐러드와 빵 등을 곁들여 호이리게 정식이라고 이름하여 일년 열두 달 영업하는 식당들이 생기게 된 것이다. 한가지 전통 호이리게와 같았던 것은 식사 중 아코디언과 바이올린 2인조 악사가 음악을 연주하였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갔던 곳에서는 한국 노래들을 연주해 주어 다 같이 노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Palais Auersperg – 오른 쪽으로 보이는 부분이 식당이고 깃발이 있는 쪽이 음악당이다 (사진 출처 wro.at)
실내악 음악회 program 표지에 있는 Vienna Residence Orchestra 단원들의 사진 (사진 출처 wro.at)
Lobby에서 Music Hall로 올라가는 통로 (사진 출처 wro.at)
우리가 갔을 때의 위 사진과 같은 곳
가운데 보이는 통로로 올라간 후 돌아서 좌우로 갈라져서 올라가는 계단 (사진 출처 wro.at)
Music Hall
이날 연주한 앙상블 단원들과 성악가, 발레리나
(2013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