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네가 초대하여 대만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떠나기 전에 잠깐 대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외국 지명이나 인명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문제이지만 한국은 원어에 충실하게 발음하고 미국은 영어로 번역한 후 영어로 발음하는 데서 파생되는 차이이다. 예로 프라하에 있는 유명한 다리Karlùv Most를 체코어로 발음하면 ‘까를’과 비슷하다는데 영어로는 Charles Bridge이니 참 난감하다. 그런데 한문이 들어가면 더 헷갈린다. 한문을 우리 식으로 읽어서, 아니면 중국어 식으로 표기하느냐 하는 의문이 든다. 중국은 여러 지방의 사투리가 사뭇 달라서 각 지방의 발음을, 특히 만다린 식 발음을 라틴 철자로 표기하는 기준(Pinyin)을 세워 놓았다. 대만의 경우는 중국의 표준어인 만다린 식과 대만 식의 발음이 또 다른데, 한국어로 대만 지명의 표준화는 아직 안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중국이나 대만의 지명 또는 인명을 한국어로 표기할 때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한문을 한국식으로 읽는 대로 쓰는 경우도 있고 원어를 기준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台灣은 대만(한국식) 또는 타이완(Pinyin 식) 다 통용되는 것 같다. 그런데 대만의 수도 台北은 대북이라 부르지 않고 타이페이라고만 부르는 것 같다.
대만의 공식 명칭은 중화민국(中華民國)이며 그 면적은 13,974 sq mi(36,193 sq Km)로 남한의 1/3보다 약간 작고 인구는 약 2천4백만으로 남한 인구 절반에 채 못 미친다. 기후는 해양성 열대로 비가 많고 습기가 높다. 대만에는 16개 원주민 부족들이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본토에서 건너온 한족이 전체 인구의 9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은 17세기 초기에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동남아의 전초기지로 사용하였었는데, 중국으로부터 건너온 한족이 그들을 좆아내고 왕국을 세웠으나 다시 청나라가 점령하여 귀속시키고 말았다. 그러나 청나라 말기인 1895년에 일본이 대만을 점령하게 된다. 원래 중화민국은 1912년에 청나라가 막을 내리며 중국 본토에 공화국으로 세워졌다. 정권을 잡은 국민당의 극심한 부패로 공산당이 민중의 호응을 받고 내전(1927-1949) 상태로 들어가는데 일본의 침략(1937-1945)까지도 받게 된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퇴각하며 대만은 중국 본토로 귀속된다. 이런 상항 하에 내전이 격화되며 드디어 공산당이 국민당을 이기고 장개석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은 대만에서 망명정부를 수립하게 된다. 나라 이름을 가지고 가버렸기에 본토는 중화인민공화국이 되었다. 2차대전 이 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대칭으로 냉전에 돌입하게 되는데 공산국가와 자유국가 간의 대립이 시작된 것이다. 소련은 중공을 밀어주고 미국은 대만을 지지하는 그런 형국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 중공과 대만의 관계는 실로 미묘하다. 중공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영토라고 고집하며 대만정부를 지방자치단체 정도로 취급하려는 반면 대만도 중공을 인정하지 않는 상태이다. 중공은 중공대로 무력으로 통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대만은 대만대로 본토수복을 꿈꾸고 있어왔다. 그러나 군사력보다는 경제력이 더 힘을 발휘하는 근대사회에서 국제정세는 중공 쪽으로 기울어져 1970년대부터 중공과 국교를 정상화 하는 나라들이 늘기 시작하며, 1971년에 UN에서도 창립국가로 안전보장이사회의 거부권을 갖은 대만을 쫓아 내고 중공을 그 자리에 받아드려, 대만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 알이 되고 말았다.
예전에 한국에서는 본토를 중공, 대만을 중국이라고 불렀던 기억이다. 육이오 사변 때 중공군 개입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는 중공이라는 이미지는 좋지 않았고, 냉전체제에서 공산주의 국가인 중공과 서방 나라들과의 관계는 그야 말로 얼어 붙은 상태였다. 소련을 철의 장막, 중공을 죽(竹)의 장막이라 하여 고립되고 억압된 사회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소련도 무너지고 중공도 많이 개방되어 이제는 본토를 중국이라 부르고 대만은 그저 대만이 되어 버렸다.
(2015년 4월)
안녕하세요 tvN입니다
사진을 방송에 사용할 수 있을까 문의드리려고 글 남깁니다
연락주세요 jedlcat@naver.com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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