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左右)

The left wing and the right wing belong to the same bird.

It takes a left wing and a right wing to fly.

얼마 전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이 있었다. 사회자가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이 미국 최대의 적이 누구냐는 것이었는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가 공화당이라고 답하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것은 미국의 민심이라기보다는 좌 편향적인 관중들의 반응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라마다 이념이 좌우로 판이하게 갈라져 정치꾼들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며 민중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유럽을 필두로 모든 나라의 정책은, 정권의 이념에 따라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는 왼쪽으로 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미국은 이민자들로 세워진 나라인데 예전에 온 이민자들은 열심히 알하고 노력하여 그 결과로 소위 말하는 성공한 사례가 많다. 그런 세대는 다분히 우익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에 온 많은 이민자들은 처음부터 미국이라는 잘 사는 나라의 정부에서 주는 혜택에 눈독을 들이고 연구하여 그 계통에 전문가 같은 느낌을 준다. 이들과 함께 저소득층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재정적 혜택을 선호하기에 미국의 정책도 왼쪽으로 가고 있음을 본다. 이 현상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후 그간의 어떤 민주당 대통령 때보다 더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인구의 약 47%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는데 이들은 변동 없이 좌익인 민주당을 선호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약 천백만 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들에게 법적 신분을 보장하는 이민법 개정안을 주장하는데, 이는 현 인구의 약 3.5%에 해당하며, 민주당을 굳건하게 찍어줄 인구가 50%를 넘게 되는 지름길로, 영구집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작이라고 우익의 음모론자들은 비판하고 있다.

이렇게 이념을 좌우로 표현하는데 그 유래는 불란서 혁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금으로 치면 국회가 조직되었고 불란서 왕이었던 루이 16세와 대립하게 되었다. 회의 때, 쌍방간의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통적으로 왕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의장의 오른쪽에, 왕을 반대하여 혁명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왼쪽에 자리를 정했다 한다. 당시에 좌우는 이념보다는 단순히 의석의 위치를 뜻해서 건물의 중앙보다 좌우로 나누어진 부분을 뜻하는 left wing 또는 right wing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이 표현이 그대로 중국을 통해 들어오며 날개 翼 자와 함께 쓰이게 되었다. 여하간 좌우는 세월이 지나며 동서를 막론하고 이념을 뜻하는 표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국회 의석배치도를 보면 보수정당의 의석이 의장을 향하여 보았을 때 오른쪽에 있으니 자리의 개념도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 – 2015년 11월 기준 한미 의회 의석배치도

그런데 작금에 와서 한국이나 미국의 정치풍토를 보면 좌우간에 서로 원수도 그런 원수가 없는 것 같아 이 글의 시작에 소개한 속담이 무색한 것이다. 좌 편향적인 정치가나 언론을 타는 사람들은 언어가 순화되어 있지 않아 정제되지 않은 분노와 증오의 말을 마구 쏟아내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미국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후, 그의 좌익정책에도 불구하고, 인종갈등이 더 고조되었고 빈부의 차이 또한 커졌으며 공권력에 대한 폭력도전 및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또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정도가 되었다.

현대에 와서 좌우의 정의는 아주 복잡하고 생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소련과 미국을 대칭으로 있었던 냉전시대에 미국에서 좌익은 비둘기파, 우익은 매파로 통했었다. 매파가 ‘Peace through strength.’를 외칠 때 비둘기파는 반전운동과 데모에 몰두했었다. 드디어 미국의 국력에 소련이 굴복하여 와해되고 러시아와 그 외의 주변국가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우익은 자신들의 이념이 소련을 붕괴시켰다는 타당성 있는 우월감에 젖어 있었고 좌익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빠졌다. 그러다 좌익은 전통적인 가치관을 부정하고 혁명적인 사고를 지닌 자들의 집합체로 수면 밑에서 꿈틀대다 다시 탄생하게 되었다. 흔히 좌익(左翼)은 공산 또는 사회주의와 노조 및 진보주의자들을 포함하는데, 근/현대에 생겨난 환경보호주의자, 여권주의자(Feminist), 무정부주의자(Anarchist), 세속주의자(Secularist), 동성애자 및 반종교주의자들이 포함된다. 반면에 우익(右翼)은 보수주의 및 자본주의자들을 위주로 하고 민족주의 등이 포함된다. 이 예에서 보듯이 좌익사상에 속하는 새로운 부류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다 보면 지금의 좌익이념이 오히려 보수적으로 보일 지금으로는 상상도 못할 혁신적인 사고(思考)가 또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근자에 와서는 이념을 좌우라는 표현보다는 진보(progressive)와 보수(conservative)라는 표현으로 더 많이 하고 있다.

최근에 러시아 여객기 폭파추락 및 불란서 파리에서 있었던 동시다발 테러공격으로 세계정세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념을 떠나서 종교전으로 확대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다 보면 이념을 큰 틀로 다시 비둘기파와 매파로 분류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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