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선두주자들에 대한 의구심과 전례 없이 날 선 공방을 벌이는 후보들에 대한 흥미로운 눈길들이 바로 그것이다. 오바마 7년 재임기간 동안에 여러 불만들이 쌓여, 예전과는 다른 열기가 가득한 대선 후보들 간의 설전과 유세장에 모인 유권자들의 관심 또한 대단한 것이다.
오바마에 대한 진보의 불만은 더 좌측으로 가지 않았다는 데에 있고 보수의 불만은 너무 좌측으로 갔다는 데에 있다. 또한 오바마의 많은 언행이 인종간의 갈등을 해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기에 쌓인 불만이 많이 있다. 경제정책 또한 국가부채만 눈덩이 같이 불려 놓고 서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어렵다 보니 사람들이 별로 즐겁지가 않은 것이다. 국가부채는 초대 대통령인 George Washington부터 43대 대통령인 George Bush까지 220년간 약 $9 trillion(0이 12개 붙는 숫자)이었는데 오바마 7년 새에 $19 trillion이 넘게 되었고 이는 GDP의 105%에 해당하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전에 없던 공권력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과 이를 못 본 척 내지는 은근히 조장하는 행정부에 대한 불만 또한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고 안정을 깨뜨리는 요소가 되어왔다. 또한 이민 정책의 실패,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의회와 연방정부, 세계 무대에서의 입지가 현저하게 위축되어 있는 실정 등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여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와서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 있다. 이런 현상을 Angry American이라는 단적인 표현으로 부르고 있는데 참고로 BBC 기사를 하나 소개한다 – Why are Americans so angry?
미국 시민들의 표심은,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진보 40, 보수 40, 중도 20으로 보고 있다. 선거 때 마다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표의 기반이 되는 진보와 보수 진영이 각각 얼마나 많이 선거야 참여하느냐이다. 그래서 각 정당에서 대선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Primary) 때에는 진보는 좌향좌 보수는 우향우 매진한다. 그러나 실제 선거(General Election) 때에는 중도가 어느 쪽을 미느냐가 중요하기에 진보 보수 모두 중앙을 향해서 방향전환을 한다. 뻔히 보이는 짓이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이쯤에서 양당의 후보들을 둘러본다.
우선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힐러리(Hillary Clinton, 보통 신문 기사 등에서는 last name으로 칭하는데 전 대통령인 남편과 구별하느라 이 경우 first name으로 부른다)와 샌더스(Bernie Sanders)이다. 그런데 샌더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사회주의자이다. 공립대학 학비 면제 및 연방정부에서 전적으로 관장하는 의료보험제도(single payer system) 등의 퍼주기 공약, 부의 재분배에서 한걸음 더 나간 부의 평등 같은 사회주의 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공약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미국에서 과연 사회주의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으로 지원에 미온적이다. 반면 힐러리는 국무장관 시절에 보안장치가 되어있지 않은 규정에 어긋난 개인 email server를 사용하며 극비문서를 송수신한 혐의로 FBI의 내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외에도 진보가 달갑게 여기지 않는 개인적인 부의 축적 및 재정적 비리로 신임도가 떨어져 있고, 한 말을 식은죽 먹기로 바꾸고 또 진실이 아닌 말을 너무나 많이 하여서 거짓말쟁이로 되어있다. 기자들이 FBI 수사에 관해서 물으면 절대로 기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여 오바마와 모종의 묵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음모론자(conspiracist)들은 의심한다. 즉 당선되면 오바마의 간판 정책으로 꼽히는 오바마케어 및 위헌적인 요소가 많은 대통령령(Executive Order)들을 유지하겠다는 약속과의 교환조건으로 수사결과를 얼버무리는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선두주자이지만 이런 저런 문제들이 노출되며 샌더스에게로 민심이 기우는 듯한 현상이 서부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렇듯 두 명의 후보가 다 문제점들이 있어서 표면적으로는 힐러리를 미는 형국이지만 당론이 편치가 않은 것이다.
공화당은 17명이 경선에 뛰어들었는데 약 1년이 지난 후 트럼프(Donald Trump), 크루즈(Ted Cruz) 그리고 케이식(John Kasich) 이렇게 3명의 후보로 압축되었다. 현재 케이식은 득표수가 워낙 저조하여 후보 지명을 받을 확률이 전혀 없어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마지막에 협상을 하기 위해서인지 버티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는 political correctness에 신경 쓰지 않고 남의 눈치 안 보고 막 말을 하는데 화나 있는 중산 층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 주어 현재 선두주자이다. 그러나 좌충우돌 식의 언변으로 대통령 자격이 없는 저질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진짜 보수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정책설명에 깊이가 없어 그저 말뿐인 후보로 공화당 중진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현재 텍사스 주 상원의원인 크루즈는 확실한 보수이지만 기득권자들의 무능함에 대한 불만을 의회에서 표출하여 그들의 미움을 사고 있다. 공화당 역시 두 후보자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꼴이다.
양당 다 전당대회가 편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평론가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양당 대표들은 한결같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국제무대에서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미국의 국격(國格) 및 경제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는 미국이니 만큼 금년의 대통령 선거는 예년에 비해 더 큰 관심아래 치르게 될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것 같다.
(2016년 3월)
민주당은 힐러리, 공화당은 트럼프를 각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하였다. 이제 선거가 열흘 남짓 남았는데 아직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대중 매체는, 언제나 그러듯이, 진보로 치우쳐서 힐러리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연일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가 정권과 밀착되어 벌인 엄청난 권력형 비리가 밝혀지며 중도층의 향방에 더욱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연방 법무장관(Attorney General)과 연방수사국(FBI)이 공조하여 힐러리가 불법으로 사용한 email을 통하여 국가기밀문서가 유출된 사건의 수사를 흐지부지 종결 지었다는 경황증거가 Wikileaks를 통하여 작금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위 글에서 언급했던 이유로, 오바마 대통령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많은 평론가들의 의견이다. 정권과의 타협이나 결탁이 없기로 유명한 FBI가 그 전통과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향후 어떻게 될지 자못 흥미롭다. 한편으로 클린턴이 대통령 직을 끝냈던 2000년 당시 힐러리는 빈털털이(dead broke)라고 말했는데 그 때 재산이 $11,000,000이었다. 일반수준으로는 엄청난 부자인데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서민과는 동 떨어진 삶을 살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면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선거유세가 가소로운 것이다. 그런데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직시 비영리 재단법인 Clinton Foundation을 통해 수백만불의 막대한 기부금을 받고 특혜(quid pro quo)를 준 사실들이 줄줄이 밝혀지고 있다. 그 기부금의 상당액이 클린턴 집안으로 흘러 들어간 사실도 밝혀졌다. 국무장관 퇴임 후에도 힐러리는 20-30분 연설로 $250,000에서 $500,000의 사례를 받아왔다. 대통령 퇴임 후 16년이 지난 그들의 재산은 $100,000,000 이상으로 불어 났다. 서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힐러리의 선거유세를 믿는 사람은, 정부에서 주는 혜택에 매달리는 부동의 지지자들 외에는 별로 없다.
트럼프는, 힐러리 선거참모진들이 먼지 털기로 찾아낸 동영상에서 저속한 언어로 여자들을 폄하한 사실이 나오고 또 성 추행을 당했다는 여자들이 나타나며, 10월 초반에 인기도가 급락하였다. 이러자 공화당 기득권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와중에도 트럼프는 기 죽지 않고 보수적인 정책발표 등으로 보수 층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했고 지지도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힐러리와 트럼프의 배경을 보며 그들의 추문(scandal)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힐러리는 남편이 아칸사(Arkansas)주 주지사이던 시절부터 약 30여년을 정계에 있던 인물로 각종 음모와 거짓의 중심에 있어온 권력형 부패의 대표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카지노를 포함한 호텔 및 부동산업계와 연예계에서 성공한 기업인이다. 20여년전에 비천한 언어로 여성 폄하를 하였는데, 백악관에서 인턴 및 주지사 시절 여러 명의 여인들과 성추문이 사실로 밝혀진 빌 클린턴과 비교하면, 장난끼 가득한 악동(惡童) 수준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이념이라는 안경으로 이 두사람을 볼 때 판이한 평가를 하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부동의 지지자들을 제외하고는, 이번 대선은 어느 후보를 더 선호하는가에 따른 것이 아니고 누가 덜 싫은 가로 결정하는 이상한 선거가 되었다.
이런 여러 복잡한 사정들 가운데 미국의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연방대법원 판사 임명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 보수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Antonin Scalia의 예상치 못한 사망으로 대법원의 진보 보수의 비율이 4:4가 된 마당에, 특히 보수라고 여겨졌던 대법원장 John Roberts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이 어떤 법관을 대법원 판사로 임명하는 데에 따라 앞으로 미국이 갈 방향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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