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룰루는 호주를 대표하는 지형물이며 거의 중심부에 위치해서 사람으로 치면 배꼽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우룰루는 세계에서 제일 큰 단일암석(monolith)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질학자들은 monolith의 정의가 까다로워 맞다 틀리다 하는 모양이다. 여하간 가장 높은 봉우리가 지면에서 1,141 ft (348 m) 또는 해발 2,831 ft (863 m)이며, 길이는 2.2 mile (3.6 Km), 폭은 1.2 mile (1.9 Km), 둘레는 5.8 mile (9.4 Km)에 달한다. 약 6억년 전에 바다 밑에 형성되었던 거대한 바위가 약 5억5천만년 전에 있었던 지층의 충돌로 솟아 오르고 세월이 흘러 지금의 우룰루가 생긴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땅 속에 아직도 최소한 7,900 ft (2,400 m) 깊이로 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얼마나 더 깊이 이어 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한다.
공중에서 찍은 우룰루 사진 – Photo Credit: Maurus Blank
Photo Credit: Corey Leopold
우룰루에서 서쪽으로 카타 주타 (Kata Tjuta)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바위군이 있는데 36개의 봉우리로 형성되어 있다. 우룰루는 원주민들이 이 바위를 가리켜 사용한 고유명사이고 카타 주타는 ‘여러 개의 머리’라는 뜻이다. 호주 정부는 1958년에 우룰루와 카타 주타를 포함한 일대를 우룰루–카타 주타 국립공원으로 제정했다. 카타 주타 전경, Photo Credit: Christian Mehlfuhrer
이 두 곳의 지명이 여기 저기 다르게 기록되어 있어서 이름에 연관된 배경을 조사해 보았다. 1873년(일설에는 1872년)에 영국 탐험가 Ernest Giles은 카타 주타를 탐사하고, 후원자 Muller 남작의 뜻에 따라 당시 Württemberg 왕국(지금은 Baden과 합쳐진 독일의 한 주)의 여왕의 이름에 연유해서 Olga 산이라고 명명했다. 비슷한 시기에 영국 탐험가 William Gosse는 우룰루를 탐사하고 당시 영국 영토 남 호주의 수석 장관의 이름을 따라서 Ayers 바위라고 이름 지었다. 1993년에 이 두 바위 산을 원주민 이름과 복합하여 2중 이름으로 제정하여 Ayers Rock / Uluru 그리고 Mount Olga / Kata Tjuta라 하였다. 2002년에 원주민들을 존중하는 의미로 원주민 이름을 앞에 쓰는 것으로 하여 현재의 이름인 Uluru / Ayers Rock과 Kata Tjuta / Mount Olga로 되었다.
Ayers Rock 공항에 내리면 숙박시설이 있는 Yulara까지 가는 무료 버스가 비행기 도착시간과 맞추어 운행되고 있다. Yulara는 원주민과 관광산업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을 포함해서 약 1,100명이 사는 작은 동네로, 마을을 도는 무료 버스를 비롯해서 매우 친절한 사람들로, 관관객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마을에는 호텔이 5개밖에 없어 값이 다른 도시에 비해 2-3배 비싼데도 방을 구하기 힘드니 미리 예약할 것을 권한다. 배낭 여행하는 젊은이들은 Outback Pioneer Lodge에 묶으면 돈도 절약하고 취사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편리해 보인다. 이 곳에서 소비되는 모든 물자들은 1,016 mile (1,663 Km) 떨어진 Adelaide로부터 기차로 일주일에 3번 들여온다. 따라서 이곳의 물가는 만만치 않다.
마을 지도
이 곳에서 할 일은 우룰루를 중심으로 해 지고 뜨는 것을 보는 것과 우룰루를 돌며 원주민의 설명을 듣는 것 등이다. 4WD(4 Wheel Drive) 찌프차(Jeep를 우린 그렇게 불렀었다) 또는 낙타나 헬리콥터를 타고 하는 관광도 있다. 대표적인 관광 프로그램으로 일몰과 남반구의 별자리를 보는 Sounds of Silence, 일출과 우룰루를 가까이서 보는Desert Awakenings를 들 수 있겠다. 금년 4월 1일에 시작하여 2017년 3월 31일까지 계속되는 Field of Light이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모든 관광 프로그램이 식사가 포함되면 성인 일인당 AU$200 정도이니 제법 비싼 편이다.
Sounds of Silence는 우룰루와 카타 주타 사이에 있는 야외에서 펼쳐진다. 전망대보다 동쪽에 있는 우룰루는 석양을 받아 신비스럽게 보인다.
전망대에서 석양을 보며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한 옆에서 음악이 나오며 원주민이 나와서 춤을 춘다.
카타 주타로 넘어가는 해
해가 진 후 전망대에서 식사할 곳으로 옮겨 갈 때 ISO를 바짝 올리고 그런대로 찍은 사진.
막상 식사가 시작되었는데 사진 찍기가 마땅치 않았다. 저녁식사는 기대보다 좀 … 우선 캥거루와 악어 고기가 선입감 때문인지 질기고 냄새가 나는 게 별로였고, 호주의 대표적인 생선 Barramundi는 생선 자체는 맛이 있을 것 같은데 요리방법이 우리 취향에 맞지를 않아서 고만 낙제점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사진 출처: Ayersrockresort.com
별자리 설명은 천문학은 모르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인류문명이 북반구를 중심으로 발전하다 보니 별자리도 북반구에 사는 우리 중심으로만 이해해 왔음을 알게 되었다. 남반구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별이 호주 국기에도 있는 남십자성이다. 북반구에서는 거의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는 별이기도 하다. 북위 26도보다 남쪽에 있어야 보이는데, 미국에서는 Florida주나 Texas주의 아주 남쪽 끝에서, 계절에 따라 다른 짧은 시간 사이에, 정 남쪽을 보아야 겨우 볼까 말까 하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북극성은 남반구에서는 볼 수가 없고 북두칠성은 남위 26도보다 북쪽에서 보이는데 역시 특정 시간대에 거꾸로 된 모양으로 보인다 한다.
Field of Light Uluru는 빛을 소재로 한 대규모 시설작품(large-scale light-based installations)으로 유명한 영국의 전위예술가 Bruce Munro의 최근 작품이다. Field of Light은 그의 작품 중 하나의 영역에 불과하고 약 50여가지의 빛을 소재로 한 작품형태가 있다. Bruce Munro는 1984년부터 1992년까지 호주에 살았는데 그 때 방문했던 우룰루에서, 비 온 후 황량했던 사막에서 조그마케 싹터 오르는 새 순과 씨앗들을 보며, 이런 작품구상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한다. Field of Light은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여러 모양과 규모로 설치 발표되었는데 2016년 4월 1일에 개장한 우룰루 작품은 그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약 30만개의 부품과 233 mile(380 Km)에 달하는 광섬유가 사용되었고 그 면적은 12 acre(49,000 sq m)나 된다. 또한 그가 최초로 solar power를 사용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Field of Light Uluru는 약 3개월의 작품설계를 거쳐 10명의 기술자문단과 1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5주간에 걸쳐 설치하였다.
이런 반투명(frosted) 유리 공 안에 LED를 넣고 전원을 연결하는 전선도 optical fiber를 사용하여 빛을 발하게 하였다.
고지에서 내려 본 Field of Light Uluru. Photo Credit: brucemunro.com, Mark Pickthall
(2016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