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고국의 정국이 어수선해지며 한국뉴스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었다. 특히 국회에서 벌어지는 청문회라는 것을 뉴스를 통해 보며 미국의 청문회(hearing)와 비교하게 되었다. 같은 점이라면 한 사건을 놓고도 의원들의 질문이 각 정당의 이념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각도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의원들이 사용하는 말투와 태도를 크게 들 수 있다. 미국의원들이 그런대로 예의를 갖춘 모습으로 논리적인 질문을 하는데 비해 한국의원들은 사뭇 고압적이고 말투도 거칠고 피식 웃음이 나오는 그런 유치한 질문들을 하고 있다. 어떤 사건에 대한 사실에 근거한 이지적인 공방이 아니고 감정이 앞서 의원끼리 서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 모습 또한 한국 청문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의 의정 역사를 보면 건국초기를 제외하고는 약 200여년을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이어진 것에 비해 한국은 어느 당이 어떤 이념의 원조니 어쩌고저쩌고 하며 이합집산하여 우리같이 해외에 오래 산 사람들은 어느 당이 어떤 당인지 도무지 헷갈릴 정도이다. 같은 당 안에서도 무슨 계파가 그렇게 많은지 … 크리스천들에게는 좀 씁쓸한 말이지만 한국사람들은 2이 모이면 교회를 세우고 3이 모이면 교회가 둘로 갈라진다는 뼈 있는 농(弄)이 있다. 이조시대로부터의 당파싸움이 우리 민족의 세포에 각인되어 있는 것일까?

미국 청문회와 한국 청문회의 또 다른 점은 증인들의 모습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의 개인 email server 사용에 대한 청문회가 있었다. 힐러리의 측근들과 email server를 설치한 기술책임자들이 증인으로 국회에 불려 나왔지만 한결같이 모르겠다는 식의 답변 내지는 5th(5th Amendment의 약칭으로 형사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발언한 증언으로 인해 본인이 처벌을 받을 수 있을 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미국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선언하였다는 사실이다. 국회로부터 면책권(immunity)을 받았는데도 역시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한 이들과 모든 것이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증언한 한국의 몇몇 증인들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는 미국사람들이 더 의리가 있다는 뜻일까?

탄핵, 특검 그리고 국회의 청문회가 동시에 돌아가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특별수사와 청문회는 미국에서도 특수한 경우에 동시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 경우의 청문회는 사건 자체에 대한 청문회가 아니고 특별수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를 알아보는 청문회였다. 그래서 많은 경우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반면에 한국은 한 사건을 놓고 여기 저기서 난리를 치고, 특히 국회의 청문회라는 것은 되는 말 안되는 말 퍼 부어 대는 의원들이 자기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자리같이 보여 씁쓸한 생각이 든다.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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