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세례 받으시는 장면을 기록한 누가복음 3장 22절을 읽고 묵상하던 중 흥미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예수님의 세례 장면을 그린 그림에 흔히 비둘기가 그의 머리 위로 날아오고, 또 비둘기가 성령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며 평상시 그냥 지나갔던 부분인데,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의 위에 강림’했다고 되어있는 것이 갑자기 눈에 들어와서 이다. 성령이 실제로 비둘기의 모습으로 강림했다는 말인가? 예수님의 세례 장면은 복음서에 다 – 마 3:16, 막 1:10, 눅 3:22, 요 1:32 – 기록되어 있는데 다른 복음서들의 ‘비둘기 같이’라는 표현에 비해 유독 누가복음 만이 ‘비둘기 같은 형체’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NIV 영어성경을 찾아보니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의 ‘like a dove’와 요한 복음의 ‘as a dove’, 그리고 누가복음의 ‘bodily form like a dove’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영어의 ‘like’와 ‘as’는 무엇을 비교할 때 쓰는데 ‘like’는 아닌 경우, ‘as’는 그런 경우에 쓰인다. 예로 ‘like a president’ 하면 ‘대통령은 아니지만 대통령 같이’라는 뜻이고 ‘as a president’하면 ‘대통령으로써’라는 뜻인 것이다. 그래서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은 이 장면을 같은 측면에서 기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좀 복잡해져서 비교 표를 만들어 보았다.
개역개정 |
N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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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3:16 |
비둘기 같이 |
like a dove |
막 1:10 |
비둘기 같이 |
like a dove |
눅 3:22 |
비둘기 같은 형체 |
bodily form like a dove |
요 1:32 |
비둘기 같이 |
as a dove |
그러면 이 구절들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생겨 이리저리 찾아보았지만 시원한 답이 없다. 그래서 답은 성경에 있겠지 하고 다시 성경으로 돌아갔다. 한글성경은 복음서 4부분을 다 다시 읽어보아도 위에 설명했던 차이 외에 뾰족한 점이 발견되지 않아 영어 성경으로 갔다. 그런데 마태복음에서 한글 성경에는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3장 16절이 ‘lighting on him.’으로 끝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글성경에 ‘임하다’라고 되어 있는 부분이 영어성경에는 ‘빛을 비추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다른 복음서를 찾아 보았지만 이 ‘lighting’이라는 표현은 마태복음에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종합해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후 하늘이 열리며 성령이 임할 때 하나님의 빛이 비추었는데 그 빛이 비둘기와 같은 모양으로 사람들의 눈에 보였을까?
성경에 성령의 모습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위에 언급한 부분이 아마도 가장 근접한 기록이다. 그러나 성령의 특성과 역사에 대해서는 아주 많이 기록되어 있다. 오늘은 성령의 역사에 관한 것은 미루고, 특성 중 모습이나 성령체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성령의 특성에 대한 대표적인 기록으로 꼽는 것이 요한복음 14장 16절과 17절 말씀이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또 한편으로 오순절에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의 임재를 체험한 제자들의 증언이 사도행전 2장 2절과 3절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람 같은 소리’와 ‘마치 불의 혀처럼’이라는 표현이다. 실제로 바람이나 불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성령의 임재가 그러한 느낌으로 제자들에게 전해졌다는 뜻이다. NIV 성경에 바람의 경우 ‘like’, 불의 경우 ‘seemed’가 쓰여 한글 번역을 뒷바침하고 있다.
(2017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