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농장

사람들이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지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15세기경에 아라비아/중동 지방, 특히 예멘에서 이슬람 종교의식 중 깨어 있기 위해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는 데에 이의가 없는 것 같다. 지금도 아라비아 커피를 쳐주는 이유는 바로 그 곳에서 커피가 음료로 처음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유럽에서는 이태리, 아시아에서는 인도로 커피가 전파되고 점차적으로 온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커피가 무슬림의 음료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이태리에서 금지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600년에 교황 클레멘트 8세(Clement VIII)가 커피 맛을 보니 맛도 좋고 술과 같은 나쁜 영향이 없다고 판단되어, 커피를 축복하고 크리스천이 마셔도 좋다는 허락을 내린 후에 음료로써 인기가 올라갔다고 한다.

코스타리카의 3대 농작물이 바나나, 파인애플, 그리고 커피이다. 특히 코스타리카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자마이카, 과테말라, 이집트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아라비아 커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코스타리카에 오면 커피농장을 들르는 것이 순서인가 보다. 우리가 간 곳은 코스타리카에서 가장 오랜 된 커피 습식도정(濕式搗精, wet mill)으로 알려진 Doka Estate였다.

Vargas 가문은 이 곳에서 1940년부터 커피 재배를 시작했는데 커피열매 선별 및 원두 추출, 원두 건조, 원두 볶기, 원두 갈기 등의 단계적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세계 시장으로 고급 커피 원두 및 커피를 수출하는 대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우선 들어가니까 아주 잘 다듬어진 정원이 마음에 쏙 든다. 앞에 있는 큰 나무가 rainbow eucalyptus라고도 알려진 Eucalyptus Deglupta.

유난히 큰 수국이 이곳에 많이 있다.

Hanging lobster claw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Heliconia Rostrata.

커피나무는 꼭두서니(Rubiaceae) 과에 속하는 일종의 꽃나무이다.

커피열매는 fruit이라고 하지 않고 그 모양에 연유해서 coffee berry 또는 coffee cherry라고 부른다. 잘 익은 커피열매는 붉은 색인데 Doka Estate에서는 익은 것만 골라서 손으로 일일이 수확한다.

커피열매를 까면 껍질에 엷게 붙은 살이 있고 커피 씨가 나온다. 콩(콩과에 속한 식물의 씨앗)같이 생겨서 콩 ‘두’자를 부쳐서 원두(原豆, 가공하기 전의 커피 콩)라고 부르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커피나무는 콩과에 속하지 않아, 사실은 그냥 씨앗이다. 씨는 공을 반으로 자른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보통 2개의 씨가 평평한 쪽을 마주 대하고 들어 있다. 약 10에서 15%는 씨가 하나만 들어있는데 이를 peaberry라 부르고 풍미가 더 좋다고 알려져 있고 값도 더 비싸다.

습식도정은 거두어 드린 커피열매를 큰 수조(水槽)에 붓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때 덜 익었거나 속이 실하지 않는 것들은 위로 떠서 흘러 나가게 되어있다. 아래에 가라앉은 커피열매는 작은 것(peaberry)과 큰 것으로 분리되는데 구멍의 크기가 적은 망으로 걸러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물로 커피열매를 밀어주어 서로 비비게 되어 살이 많이 제거되지만 완전한 것은 아니다. 크기에 따라 분리되고 살이 어느 정도 벗겨진 커피열매는 그 다음 수조로 옮겨져서 하루나 이틀의 발효과정을 거친다. 이 때 발효가 길면 산성이 강한 원두가 된다. 분리 및 발효 과정을 구경하는 우리 팀.

발효가 끝난 원두는 물로 씻어서 살을 완전히 제거하고 비로서 말리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건조는 오븐이나 햇빛으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씨를 감싸고 있는 얇은 껍질이 제거된다. Doka는 햇빛으로 커피 씨를 건조하는데, 곰팡이 증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최소한 6시간마다 갈퀴를 사용하여 커피 씨를 뒤집는다.

건조된 커피 씨

건조된 커피 씨를 볶아내면 비로서 원두가 된다. 오래 볶으면 커피 색이 진해지고 맛과 향이 강해지지만 카페인의 양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각종 커피, 커피 사탕, 커피 술 등의 샘플을 맛보고 살 수 있는 가게도 있다.

한국의 소달구지와 같은 Ox Cart가 코스타리카에도 있다. 사람이 끄는 달구지는 1840년경부터 수출할 원두를 실어 나르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커피산업이 팽창하며 화물도 늘어나 1850년경부터 소가 끄는 Ox Cart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1900년경부터 달구지에 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려 넣기 시작하였다. 국민의 대다수가 커피재배와 원두 생산에 관련이 있다 보니 Ox Cart는 매일의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민족적 정서가 담긴 물건이 되었다. 2차대전 이후에 트럭이 등장하며 Ox Cart는 뒷전으로 물러났지만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상징이 되며 1988년에는 공식적으로 근로의 상징(National Labor Symbol)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2005년에는 UNESCO 무형문화제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Doka에도 커피열매와 원두 운반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Ox Cart가 있었다.

(2017년 2월)

2 Comments

  1. 코스타리카 커피맛을 보고 싶읍니다. 미국에서는 어떤 상표로 나오낭요. Ox cart가 빨간색으로 산뜻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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