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증권거래 보도는 주가가 오르면 빨간색 떨어지면 파란색. 미국은 오르면 초록색 떨어지면 빨간색. 알다가도 모를 차이들. 올림픽 중계를 보며 발견한 것은 메달 숫자로 국가별 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이 한국과 미국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은 무조건 금메달 숫자부터 따지고 그 다음 은메달 이런 식이다. 반면에 미국은 금은동에 관계없이 모든 메달을 더한 숫자로 계산한다. 단 메달 숫자가 같을 경우 금 또는 은, 동이 많은 나라를 상위로 계산한다. 사실 76억 세계인구 중에 어느 종목에서 제일 잘한 세명을 뽑았으니 모두가 대단한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참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가 간의 과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올림픽 경기는 운동선수 개개인의 경기이지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으며 – IOC Charter Chapter 1 Section 6, 따라서 국가 간의 순위를 매기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 IOC Charter Chapter 5 Section 57. IOC는 메달 통계를 발표할 때 이해를 돕기 위해서 금, 은, 동 순위로 하지만 국가 간의 등수가 아니라는 점을 어색하지만 강조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서부시간으로 2월 16일 오전 11시 현재 한국은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 총 3개, 한국식으로 따지면 10위, NBC 방송에 나온 미국식으로 따지면 15위이다. 일본은 은 4개, 동 3개로 총 7개지만 금이 없어 한국식으로 하면 13등이다. NBC에서는 일본이 9등으로 되어 있는데 말이다.
이런 현상은 민족성에서 나타나고 특히 정치에서 나타난다. 문 대통령은 41% 득표로 대통령이 되었지만 1등이라는 자만심으로 2등 3등과 말도 섞지 않는 모양세다. 투표인의 59%가 자신을 찍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 없다. 국민이 무슨 생각을 하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고집불통, 아니 2등을 철저히 무시하는, 대통령부터 그러니 누구나 1등을 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무시무시한 나라. 1등이 되고 나면 2등 때 겪었던 서로움을 까맣게 잊고 2등을 개무시하는 비극의 반복. 그리고는 혹시 2등이 따라와 1등 할까 봐, 그리고 2등이 된 자기를 밟아 죽일까 봐 2등을 철저히 밟아 죽이는 나라. 동물의 세계에서, 특히 사자들은 alpha male이 나중에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 애기 숫사자를 물어 죽이는 그런 짓과 다름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 적폐청산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는 생각. 그런데 이 2등 밟기에 이념이 들어가면 피비린내가 진동했던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다.
(2018년 2월)
p.s. 이글을 올리고 난 후 동계올림픽 여자 빙속 500m 경기에 대한 보도를 접하게 되었다. 다름아닌 한국의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에 관해서 이다. 고다이라는 동계올림픽 개인종목에서는 상복이 없었지만 다른 국제대회에서 많은 수상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라 한다. 반면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500m 금,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500m 금에 이어 이번 평창에서도 금메달에 유력한 선수였다. 라이벌인 이들은 시합 전에 신경전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정작 대회에서 고다이라가 금을 따고 이상화가 은을 따는 과정에서 서로가 진정한 sportsmanship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뛴 고다이라가 이상화의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자 관중석의 일본인 응원단에서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고다이라는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조용히 해 달라는 gesture를 취했다 한다. 다음 조에서 뛸 이상화를 배려해서 응원단의 자제를 호소했다는 것이다. 결국 고다이라 금 이상화 은이 결정되었고, 이상화가 눈물을 흘릴 때 고다이라가 다가와 이상화를 격려하고 서로가 존경한다는 대화를 나누었다 한다. 기록을 찾아보니 고다이라 36.94초, 이상화 37.33초로 0.39초 차이라 하니 그야말로 눈 깜빡할 차이밖에 되지 않는다. 빙속에서 0.39초가 큰 차이인지 작은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바짝 뒤쫓는 2등이 있기에 더 열심히 하여 1등이 되는 것이 sportsmanship이다. 2등을 무시하고 2등에게 해코지하여 못 쫓아오게 했다면 그 1등은 1등이 아니다. 1등이 빛나는 것은 2등을 존경했을 경우라고 생각한다. (2018년 2월)
p.p.s. Corona로 인해 2021년에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은 눈길을 끄는 일이 많이 있다. 그중 하나는 러시아가 ROC(Russian Olympic Committee)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러시아 선수들의 약물복용 사건에 정부가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그에 따라 러시아는 2022년까지 국제 경기에 참가할 수 없는 제재를 받은 것이다. 대안으로 이번 올림픽에 약물복용에 연루되지 않은 선수들에 한해 ROC 이름으로 참가를 허락하였다. 메달 획득 시 국기 대신 ROC기가 사용되고 국가 대신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도입부를 연주하고 있다. IOC는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니고 선수들 간의 경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참고로 올림픽 미국 중계 공식 방송국인 NBC의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 통계 link를 첨부한다. (2021년 7월)
p.p.p.s. 본문과는 좀 다른 각도이지만 동메달 보다 은메달이 싫은 이유를 이제야 제대로 알았다. 토너먼트의 경우 은메달은 결승전에 져서 받는 것이고 동메달은 패자전에 이겨서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2021년 8월)
The Peril of Politics by Democracy : “It is proof of a base and low mind for one to wish to think with the masses or majority, merely because the majority is the majority. Truth does not change because it is, or is not, believed by a majority of the people.” ― Giordano Br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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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is no top or bottom, no absolute positioning in space. There are only positions that are relative to the others. There is an incessant change in the relative positions through the universe and the observer is always at the center.” – Giordano Br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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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equent problem is that the observer is either blinded by darkness or enlightened blindly. Nietzsche and Bruno may be in these predicaments respecti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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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whether influenced or enlightened, self-centeredness is average human nature. Self-awareness is the virtue needed in politics especially in presen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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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의 서러움…훌륭한 관찰입니다…운동에서는 다소 이해될수도 있겟지만, 정치에서는 대통령은 전국민을 통합하고, 전국민을 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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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빙속 500m 경기 후 1등과 2등의 아름다운 대화에 대한 보도를 보고 윗글에 ps를 쓰려고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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