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1대 대통령이었던 George H. W. Bush의 장례식을 보며 참 많은 것을 느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간단히 기술해본다. 이름은 영어 발음으로는 부쉬가 더 가깝지만 한국에서 부시라고 쓰는 것 같아 여기서도 그렇게 표기한다. 부시 부자(父子)는 각각 41대와 43대 대통령을 지냈기에 41대 대통령을 역임한 아버지 부시를 부시 시니어(Bush Senior) 또는 파파 부시(Papa Bush)라는 애칭으로도 부른다.
우선 장례식을 치룬 Washington DC(District of Columbia)에 위치한 National Cathedral의 웅장함이다. 1907년에 건축을 시작하여 83후인 1990년에 완공된 이 교회는 세계에서 6번째, 미국에서는 2번째로 큰 교회건물이다. 미 성공회(The Episcopal Church in US)에 소속된 이 교회는 미국의 국장(國葬)에 해당되는 영웅이나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 지곤 한다. 성공회 교회의 건축양식은 천주교 성당과 많이 흡사한데 여러가지 재미있는 통계숫자들을 교회 web site에서 볼 수 있다. DC에 있는 National Cathedral에서 치뤄진 파파 부시의 장례식 – 사진 출처 USA Today
모든 장례예식은 의전에 맞추어 질서정연하고 엄숙하게 진행되었는데 가장 내 눈길을 끈 것은 생존해 있는 전, 현직 대통령 5명(Carter, Clinton, 아들 Bush, Obama, Trump) 모두가 참석했다는 사실이다. 이념이 다르고 정책이 달라 서로 헐뜯는 말들도 했지만 한 마음으로 고인이 된 대통령을 추모하는 모습에 역시 미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막말하기로 눈총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좀 머쓱해서 앉아 있었지만 말이다. 아들 부시는 가족석에 있어 아래 사진에는 안 나왔다.

그러면 Watergate Scandal로 탄핵이 거의 확실시되어 대통령 직을 사임한 닉슨(Nixon)의 경우는 어땠을까? 역시 당시 생존해 있던 5명의 전, 현직 대통령(Ford, Carter, Regan, Papa Bush, Clinton) 모두가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공과(功過)를 떠나서 시민의 투표로 뽑힌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다한 것이다. 사진출처 – Wikipedia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 본다. 우선 현재 생존해 있는 전, 현직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이렇게 5명이다. 이들 중 누구 한 명이 죽었다고 가정할 때 나머지 4명이 그 장례식에 참석할까?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구속수감 중이니 참석하고 싶어도 못하겠지. 노태우는 건강이 몹시 안 좋아 역시 참석하기 힘들겠다. 전두환의 경우 나이도 많고 광주사태로 끝없는 특별조사와 또 재판을 받아야 하니 참석 못 하겠지. 문재인과 그의 추종자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씌워진 저주의 사슬을 풀기보다는, 또한 한(韓)민족이 아니고 한(恨)민족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적폐와 과거사 청산의 대상인 이들을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어 놓고 싶어하고 가능하다면 부관참시(剖棺斬屍)까지라도 하고싶어 하는 듯 여과되지 않은 적대심을 보이고 있으니, 그들의 장례식에 갈 일이 없겠다. 가장 끔찍한 생각은 문재인이 죽었을 때 4명의 전직 대통령들은 다 참석 못하는 상황이지만 김정은은 참석할 수도 있다는 상상이다.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으러 법원에 출두한 3성장군 출신인 전 기무사령관은 수갑에 채여 끌려 들어갔다. 재판도 받기 전에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꼴이며 모멸감을 참지 못한 그는 자살하고 말았다. 전직 대통령들도 수갑 채워서 끌고 다니고 생소한 죄명으로 유죄를 때리는 나라이니 이상하지도 않겠지만. 그러니 4명의 전직 대통령 중 누가 죽어도 문재인은 그 장례식에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다.
(2018년 12월)
p.s. 근자에 북으로부터 나오는 남한과 문재인에 대한 모욕적인 막말로 미루어 보건데 김정은이도 안 올거라는 생각이 든다. (2019년 7월)
p.p.s.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거하였는데 역시 문재인은 조문(弔問)도 장례식에도 가지 않았다. (2021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