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노예생활

미국에서 내 집 장만은 American Dream이라 부르고, 작아도 내 집을 마련하고 식구 수가 늘며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하는 것을 아주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본다. 여유 있는 사람이 집 몇 채 더 소유하고 세주는 것을 별의별 소리로 싸잡아 헐뜯는 일도 없다. 너 나 할 것없이 Beverly Hills에 살아야 한다고 난리 치지도 않는다. 새 집 짓는 것은 각 시에서 자치적으로 필요에 따라 주민 공청회를 거쳐 건설업체가 진행하여 공급을 충족시킨다. San Francisco Bay Area 또는 New York Manhattan 같이 새로 집 지을 땅이 없는 곳은 자연히 집값이 비싸다. 반면에 교외에 있는 집은 상대적으로 싸다. 다주택 소유자는 오랫동안 정착된 세법에 따라 공평하게 세금을 낸다. California 주 같은 경우는 1978년에 주택 소유세를 정부에서 마구 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주민발의로 Proposition 13을 통과시켰다. 주택정책은 시장경제에 맡겨 놓았는데 대체로 잘 굴러가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있었던 Subprime Mortgage Crisis와 Housing Bubble도 사실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자동적으로 집값이 폭락하고,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정리가 되었다. 그때 투기로 집을 여러 채 융자해서 샀던 사람들은 집을 다 잃고 큰 손해를 보고야 말았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다주택 소유자에게, 때로는 일 주택 소유자라도 특정지역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면 투기꾼, 범죄자, 심지어는 집을 사기위한 노력을 노예생활에 빗대는 정말로 해괴한 발언들이 정권으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세금도 입맛대로 올리고 날치기 통과한 법의 구멍을 메꾸느라 통과 몇일 후부터 빵꾸 때우기에 돌입한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새로운 법의 소급적용이라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급적용을 한다면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특히 정부에서 주택정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임대사업육성을 나중에 바꾸고 새로운 법을 통과시키어 중과세를 소급적용 한다면 이보다 더 불공평한 일은 없을 것이다. 세금은 그저 세금일 뿐이지 정책의 주가 될 수는 없다. 사실 작금 한국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한국형) 주택정책이라는 말 자체가 미국에서는 낯설다. 미국에서 주택정책이라 하면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공공주택의 개발과 보급 및 정부보조에 관한 정책을 의미한다. 세금 때리는 것이 주택정책이 된 지극히 비정상적인 현 상황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2020년 8월)

2 Comments

    1. 정책의 목표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입니다. 세금은 세금일 뿐입니다. 특히 징벌적 세금은 글자 그대로 벌을 주기위한 것인데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이지요? 아파트 2채 갖고 있으면 죄인인가요? 아, 저는 아파트가 한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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