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이 인기를 끌자 한국 정부는 여기저기에 K자를 붙여서 그 인기에 편승하려 하고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K-방역이다. 초기에 특정 집단과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방역 및 역학조사가 용이했던 사실을 간과하고 무슨 대단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개된 방역기술이라도 있는 것 같이 자화자찬하기에 급급했다. 코로나에 따른 국가들의 규제에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미국의 규제를 1, 중국을 10이라고 한다면 한국의 규제는 7-8은 된다고 본다. 강제격리와 QR code 및 전회기로 개개인의 위치추적을 미국에서 했다면, 마스크 착용에도 심한 거부반응을 보였던 미국 시민들은 아마도 벌써 폭동을 일으켰을 것이다. 고생은 국민들이, 특히 자영업자와 의료진이 했는데 엉뚱한 사람이 나서서 자랑질하고 있다. 한편으로 백신공급에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정권은 이상한 논리로 그 실책을 정당화하고 있다. 집권 초기에 경제지표 통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통계청장을 갈아치운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자료에 대한 불신과 음모설도 있다고 들었다. K-Pop과 같이 분명히 대상이 있는 것과 달리 K-방역은 실체 없이 많은 국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제한하며 펼쳐진 또 하나의 말 장난에 불과하다.
K자에서 느끼는 것은 분열이다. 같은 점에서 출발하였지만 아래위로 나뉘어진 글자. 내편과 네 편으로 극렬하게 나뉘어진 정치권과 이에 동조하는 사회. 그래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라는 말을 만들어 내고 뽑은 나라. 중산층이 없고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 나뉜 사회.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로 나뉘어진 사회. 적폐와 절대선이라고 착각하는 아류로 나뉜 사회. 절대다수 의석으로 횡포에 가까운 입법독재와 속수무책인 야당으로 나뉘어진 국회. 검찰총장 임명 시 권력형 및 실세의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했던 대통령이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지자 법무장관과 편 먹고 검찰개혁이라는 구실로 검찰총장을 죽이려 드는 당정청. 정권실세에 대한 수사를 검찰개혁을 핑계로 막으려 한다고 주장하는 야권. 그리고 거기에 각각 동조하는 시민들. 검찰개혁이 제도적 개혁이어야 하는데 자기편 검사들에게 요직을 주고 총장편 검사들은 쫓아내는 법무부. 어느 국가나 정치권과 사회에 나뉘어짐과 파당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내놓고 모든 계층이 나뉘어져서 매일 싸움박질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2020년 12월)
p.s. K-방역은 실체 없는 한낱 정치적 미사여구라고 본인이 생각한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 방역의 종착역은 예방주사인데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 보고 해도 늦지 않다는 괴변을 해대는 자를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임명했을 때부터 예상되던 일이 드디어 벌어지고 있다. 규제를 푸니 확진자가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그 자랑스러운 K-방역은 어디로 갔는가? (2021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