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개신교와 천주교의 교리를 따지는 그런 글이 아님을 밝힌다. 아주 평범하게 체험한 일 하나를 소고(小考)해 보는 글이다. 일반적으로 개신교는 교리적인 이유로 천주교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과격한 신학자나 목사들은 천주교는 기독교가 아니고 심지어 이단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참고로 기독교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개신교, 천주교, 정교를 포함한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단어이다. 반면에 천주교에서는 개신교도 같은 하느님(개신교에서는 하나님이라 한다)을 믿는 기독교이며 따라서 개신교 교인들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라 한다. 그런데 필자는 성당에서 천주교식으로 치른 친구 어머님의 장례식에서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하였다. 장례의 한 순서로 성찬예식이 있었는데, 집전하는 신부가 천주교에서 세례 받은 신자 만이 성찬예식에 참여할 수 있다고 안내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알았지만 천주교 교회 법에, 한 조항에 개신교도를 꼭 짚어서 명문화 되어있기 보다는 여러가지 정의들을 종합하여, 개신교 성도들의 성찬예식 참여가 금지되어 있다한다. 그러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라고 말한 것은 무슨 뜻인가? 반면에 개신교의 성찬예식은 어디에서 세례받은 것에 관계없이 성도는 참례(參禮)할 수 있다. 물론 천주교 신자도 환영이다. 천주교는 기독교가 아니라는 강경론자도 있는 개신교의 오히려 열려 있는 모습이다. 물론 여기에는 성찬에 대한 교리 문제가 깔려 있겠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런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진보적 개신교 교단에서 open communion으로 세례를 아직 안 받았어도 마음에 그리스도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겠다는 결단이 서고 그러한 감동이 있는 사람들의 성찬예식 참여를 권고하기도 한다.
(2021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