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scent City는 Oregon 주와의 경계에서 약 20 mi(32 Km)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인구 6,676명의 태평양 연안의 자그마한 항구도시인데 Redwood National and State Parks의 본부가 있고 또한 관문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Crescent City 주변의 태평양은 황량하고 거칠지만 묘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매력이 있었다. 1828년에 동부로부터 육로로 이 지역에 최초로 도착한 탐험가 Jedediah Smith는 이 곳이 ‘미 대륙의 끝’(Land’s End)임을 선포하였다. 이에 의회는 1855년에 이 곳에 등대를 세우기로 결정하였는데 바로 Battery Point Lighthouse이며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Crescent City는 Alaska 또는 일본을 포함한 환태평양 지진대 북부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밀려온 해일의 피해를 종종 보아왔다. 이 일대의 해저지형이, 야외음악당이 소리를 집중시키도록 설계되는 것 같이, 해일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인근 도시보다 피해가 더 크다고 한다. 최신 해일 경보기와 방파시설을 확충하였지만 2011년 일본에서 있었던 강도 9.0 지진으로 발생한 높이 8 ft(2.4 m)의 해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아지는 것을 느낀다.
오늘도 갈 길이 멀어 일찍 일정을 시작하였다. 먼저 찾아 나선 곳은 St. George Reef Lighthouse였다. 이 등대는 1892년에 해안에서 6 mile(9.7 Km) 정도 떨어져 있는 암초들 중 하나인 St. George Reef 위에 새워졌다. 이 암초 때문에 크고 작은 해난사고가 많이 있었는데, 1865년에 발생한 225명의 인명 피해를 낳은 사고가 등대 건축의 직접적 요인이 되었다. 이 등대는 파도에 노출되기 때문에 높이 50 ft(15 m)의 축대 위에 마치 중세의 성과 같이 견고하게 지어졌다. 미국에 있는 등대 중 가장 건축비가 많이 들은 등대이다. 거센 파도에 의해 여러 차례 파손과 복구가 반복되었으며,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등대지기들도 기피하는 곳이 되었다. 이에 1975년에 운영이 중단되었으며 부표에 설치한 등대로 대체되었다. 지금은 이 등대를 유지보전하기 원하는 자원단체에 의해 헬기를 통한 관광이 가능하다. 호텔을 떠날 때 안개가 자욱하였지만 혹시나 하며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아쉽게도 안개는 걷히지 않아 시야는 1 mile이 채 안 되는 것 같았고 등대는 볼 수가 없었다. 등대 사진은 빌려온 사진으로 대신한다.



사진의 왼편이 남쪽, 오른편이 북쪽이다. 북쪽 즉 등대 방향으로 갈수록 안개가 짙다.


1856년에 완공된 Battery Point Lighthouse는 지협(地峽, isthmus)으로 연결된 작은 섬에 지어졌다. 밀물 때에는 섬이 되지만 썰물 때에는 지협이 들어나 걸어서 갈 수가 있다. 1953년에 자동화하며 등대수가 없는 등대가 되었다.


Crescent Beach Overlook은 Crescent City 시내를 벗어나 US-101 남쪽으로 조금 가다 나오는 Enderts Beach Road 끝에 있다. 아직도 안개가 끼어 있고 거친 바람이 부는 북가주 태평양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한순간 해가 살짝 나오며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이 찍힌다.




(2021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