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Bridges는 1908년에 Utah주 최초의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너무나 외딴지역에 있고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아 방문객이 별로 없었다. 당시 가장 가까운 촌락이 동쪽으로 약 40 mile (64 Km) 떨어져 있는 Blanding이었는데 말을 타고 3일이 걸렸다 한다. 1950년대에 이 일대에서 우라늄이 발견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도 얼마 가지 못했다. 1976년에야 포장된 UT-95가 개통되며 비로소 일반 방문객들이 오기 시작하였다.
아치는 주로 얼고 녹는 과정이 반복되며 일어나는 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되고 브리지는 흐르는 물에 의한 침식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브리지는 물이 흐르던 협곡에 주로 있고 아치는 불쑥 튀어나와 덩그마니 있다. Natural Bridges 일대의 지질은 흰색을 띤 Permian Sandstone으로 브리지가 있는 협곡의 이름도 White Canyon이다. 현재 White Canyon은 우기를 제외하고는 아주 적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다. 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는 약 9 mile 길이의 일방통행인 Bridge View Drive로 한바퀴 돌 수 있다. 이 곳에는 3개의 브리지가 있으며 각 브리지 앞에 주차장이 따로 있고 전망대와 trail head가 있다. 참고로 이런 자연 지형지물의 높이, 길이, 폭 등 크기에 관한 측정기준은 좀 애매한 편이다. 그래서 미국 국립공원과 Natural Arch and Bridge Society에서 발표한 숫자에 약간씩의 차이가 있으며 그에 따라 순위에도 차이가 있다. 이 글에서는 Natural Arch and Bridge Society가 발표한 순위만 소개한다.
첫번째로 나오는 다리는 Sipapu Bridge인데 원주민 Hopi 족의 언어로 현세에서 영의 세계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다리는 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에서 가장 긴 자연 다리이고 세계에서 6번째로 긴 다리이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유물들에 비추어 기원전 7,500년경부터 사람들이 이 곳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8세기경부터 Hopi족의 선조뻘이 되는 Pueblo 족들이 살기 시작하였고 13세기말경에 이곳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아주 잘 보존된 이들의 유적이 White Canyon에서 발견되었는데 출입구의 모양이 말의 목사리와 흡사하여 Horse Collar Ruin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유적은 1889년 말에 최초로 발견되었고, 1907년에 탐사팀에 의해 기록되었다. 1908년에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고 임명된 관리인에 의해 1936년에 재발견되고 비로서 상세한 기록이 남게 되었다. 그는 20여년을 매일 다니던 trail 어떤 지점에서 점심을 먹던 중 절벽 밑에 있는 이 유적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한다. 햇빛이 잘 들지 않아 당시의 trail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에만 보였다 한다. 발견 당시 많은 유물들이 있었으며 방문객도 상대적으로 적어 그런대로 잘 보전되었다. 그러나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1980년 이후에 급증한 방문객들에 의해 유물들은 모두 유실되고 말았다. 우리는 처음 주차장에서 바로 나오는 이 주차장을 간과하고 지나치는 실수를 범했다.
두번째 나오는 다리는 Kachina Bridge이다. 1992년에 이 다리의 중앙 아랫부분에서 약 4,000톤의 사암이 무너져 내려 트인 부분이 더 커졌다. Kachina는 Pueblo족의 종교와 그에 따른 의식 등을 뜻한다. 이 다리의 기둥 밑부분에서 Kachina 의식을 치르는 무속적인 벽화가 발견되어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다리는 Owachomo Bridge이다. 여기 있는 다리 중 가장 작은 다리이다. Owachomo는 Hopi 말로 돌더미라는 뜻인데 다리 동쪽 끝 윗부분에 있는 원추형의 바위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 아래 Google Map satellite view 오른쪽에 보이는 원추형 바위. 밑에서 다리만 보다 이런 비밀은 놓치고 말았다.
(2021년 10월)
김홍욱 글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