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에서 UT-261을 통하여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일명 Moki Dugway라는 부분이 나온다. 비포장인 이 부분은 높이 1,200 feet(366 m)의 절벽 꼭대기에서 밑에까지 약 3 mile(4.8 Km) 거리의 꼬불꼬불하게 난 길의 별명이다. 이 길은 1950년대에 Natural Bridges 및 Fry Canyon 일대에서 채광된 광석들을 옮기기 위해서 건설되었다. Dugway는 경사가 급한 산등성이에 길을 내기위해서 절벽면을 파내어 뚫은 길을 말한다. 당시에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로면에 바퀴자국을 파 놓았다 한다. 6개의, 거의 360도로 방향 전환을 하는, switchback을 포함한 이 길은 처음 갈 때 좀 으스스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UT-261로 계속 남쪽으로 가면 US-163와 만난다. 여기서 우회전하여 조금 가면 왼쪽에 Mexican Hat Rock Road라는 비포장 도로가 있다. 이리로 좀 가면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Mexican Hat Rock이 왼쪽에 나타난다. 돌산 위에 바위가 있고 그 위에 조그만 바위, 또 그 위에 넙적한 큰 바위가 있어서 멀리서 보면 멕시코 사람들이 쓰는 챙이 넓은 sombrero와 비슷하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이다. 모자 꼭대기는 폭 60 ft (18 m) 정도의 타원형인데, 거기까지 오르는 데에는 체력과 기술, 그리고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모자 꼭대기까지 오르는 코스는 Bandito와 Royal Robbins이 있는데 Bandito에는 bolt가 박혀 있어서 좀 쉽다고 한다. Bandito에서 2번째 bolt로 넘어가는 아래 사진을 보니 역시 전문가들이 올라야 할 곳이다.
Mexican Hat에서 US-163으로 나와 좌회전하여 30여분 남서쪽으로 가면 Monument Valley가 나온다. 이번이 2번째 방문이다. 2011년에 다녀갔을 때 간략하게 기행문으로 소개했었다. 그때 쓴 부분을 다시 인용한다: 나바호 자치지역 안에 있는 Monument Valley는 서부영화에 많이 등장해서 낯익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나바호 언어로 Tse’Bii Ndzisgaii라 하는데 바위들의 계곡(Valley of Rocks)이라는 뜻이라 한다. 해발 약 5,500 ft (약 1,700 m)인 이곳은 콜로라도 고원(Colorado Plateau)의 일부이다. 이 곳의 지질은 siltstone(사암의 일종으로 아주 고운 모래가 뭉치고 압축되어 형성됨)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약한 부분은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서 석탑(石塔)을 이룬 것이다. 이 석탑들의 높이는 약 400 ft (120 m)에서 1,000 ft (300 m) 정도로 가까이서 보면 거대하고 웅장하다. 토양에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띠는 이곳은 맑은 날 짙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10년전에 왔을 때는 US-163 주변에 주차시설이 없어서 아무데나 차들을 세우고 사진을 찍어 위험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보니 여기저기 주차공간을 만들어 놓아서 좋았다. 지난번에는 입장료를 내고 안에까지 들어 갔었지만 바람이 불어 황사현상이 일어나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이번에는 US-163 주변의 여러 주차공간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보다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2021년 10월)
김홍욱 글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