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명뎐

본시 출신이 비천하여 주변이 더러운 찢명이란 자가 어찌어찌 면천하여 사또가 되었는데, 본성이 사특하고 교활하여 과거를 망각하고 의기양양하여 관노비를 두고 살았더라. 왕이 되면 더 많은 노비를 거느릴 수 있다하여 왕이 되려고 한양으로 올라와 갖은 거짓과 연극으로 저잣거리의 민심을 혼돈케 하더라.

또한 조정이 무능하여 때마침 창궐한 역병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졌고, 탐관오리들이 득세하여 조정은 더욱 더 부패하고 논공행상과 신상필벌의 원칙이 무너진지라, 사헌부 대사헌을 지낸 돌열이란 자가 백성들의 추대로 왕위에 도전하기까지에 이르렀더라.

이에 전현직 형조판서들이 앞을 다투어 돌열을 공격하였고, 찢명의 추종자들은 돌열의 정실부인 건애에 관한 객관적 증거 없는 각종 의혹들을 퍼뜨리기 시작하였더라. 와중에 찢명의 정실부인 페경은 건애에 대한 검증은 끝없이 하여야 한다고 나서기까지 하더라.

찢명의 노비 중에 배씨라는 여인이 있는데 당대 독심술의 대가로 페경의 심중을 꿰뚫어 보더라. 페경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한우육, 왜국의 음식, 양인의 음식, 각종 과실, 심지어는 폐경 치료약까지 지어서 배달시켰더라. 하물며 여기에 쓰여진 비용의 거반이 국고에서 지출되었더라. 찢명의 노비가 그의 집에까지 가서 냉장고 정리와 심지어 ‘빤스’까지 정리하여 놓았는데 이 자는 모르는 일이라 하고 페경도 아는 바 없다 하더라.

사태가 이리하여 저잣거리에는 입 있는 자들은 다 모여서 떠들고 난리가 났는데 정작 페경은 함구이고 추종자들은 배씨 여인의 독심술의 경지가 하늘에 닿았다 하더라.

찢명의 추종자들은 끝없는 낭설로 혹세무민하고 근자에 횡행하는 무뇌증에 백성의 3할 이상이 감염되어 부화뇌동하는 바 과연 나라의 장래가 어찌 될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혼돈이 지속되더라.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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