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미국에서는 Texas, Arizona 및 Florida 주가 불법입국자들을 버스나 비행기로 DC, Chicago, New York, Martha’s Vineyard (Massachusetts 주에 속한 섬으로 6개의 시로 나뉘어져 있다) 등지로 보내어 불법입국문제가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여기서 불법입국자들을 보내는 주의 공통점은 국경경비 강화를 주장하는 공화당원이 주지사라는 것이다. 반면에 불법입국자들을 강제로 떠맡게 된 도시는 국경개방(open border) 또는 도피성(sanctuary city)을 표방하는 민주당원이 시장 또는 주지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경경비강화를 주장하는 보수파는 불법입국자들을 심사하여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즉시 강제추방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국경개방을 주장하는 진보파들은 이들에게 법정출두 명령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받고 풀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Mexico와의 국경을 접하고 있는 Texas와 Arizona 주는 하루에도 수천 명씩 강이나 육로를 통하여 중남미로부터 몰려오는 불법입국자들 때문에 골치를 썩히고 있던 차에 극약처방에 나선 것이다. 불법입국자들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너희 동네에 풀어놓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되니까 그들은 우리 동네는 안되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사태의 배경에는 국경수비가 제대로 되고 있으며 문제가 전혀 없다는 Biden 대통령, 특히 국경경비의 책임을 맡은 Harris 부통령의 현실을 외면한 막무가내식의 주장과 불법입국자에게 관대함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진보파들의 이중적인 행태가 있다.
Obama는 친 이민 및 인도적 정책을 표방하여 불법체류자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펼쳤고 국경경비를 소홀히 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여 중남미 국가로부터 수천수만 명의 사람들이 도보로 멕시코와의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밀입국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하던지 일단 미국에 발을 들여 놓으면 비빌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반면에 Trump는 주권국가의 요건은 시민, 영토, 정부는 시민을 대표할 뿐이라는 전통적 정의에 의거해서 불법체류자 단속과 국경경비 강화를 약속하였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기 시작하였고,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서는 미국으로의 불법입국을 노리는 행렬을 막지 않을 경우 경제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포하였다. 다리를 놓아야 할 21세기에 벽을 쌓는다고 갖가지 흉을 들었지만 Trump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후 미국으로 넘어 들어오려는 도보행진이 사라졌다. Biden이 취임하자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시켰으며 또 다시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에서 수천의 행렬이 미국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다행히도 초기에 경제원조 중단을 우려한 과테말라가 이들을 통과를 거부하고 본국으로 송환하여 미국까지 오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Biden의 이민 및 국경경비 정책의 실상이 밝혀지자 다시 불법입국자들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특히 Rio Grande 강을 국경으로 하고 있는 Texas 주는 강을 건너 몰려드는 불법입국자들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국경경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연방정부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이니 그야말로 돌아버릴 것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여기서 생각나는 표현이 Not In My Backyard, NIMBY – ‘우리 동네는 안되’이다. NIMBY의 시작은 1970년대 미국에서 발전소 및 공장건설을 중소도시에서 반대하며 시작되었다. 그러다 Walmart와 같은 대규모 소매업체가 들어오는 것도 반대하였다. 많은 경우 NIMBY는 근시안적이어서 미래에 어떤 불이익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경우 장애자학교 설치 반대와 같이 이해하기 힘든 NIMBY도 있었고, 화장터 또는 쓰레기 처리장 반대 같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NIMBY도 있다. 그러나 소위 혐오시설 기피는 꼭 그런 시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하면 무조건 반대만 할 일은 아니다. 코로나로 사망자가 속출하자 화장터가 모자라 장례를 제 때에 치루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였다. 인구 150만을 육박하는 광주 광역시에 종합쇼핑몰이 없는 것은 문재인(해당 기사) 이재명(해당 기사)을 비롯한 정치꾼들의 얄팍한 NIMBY논리에 의한 결과였다. 미국 California 주의 경우 환경보호주의자들의 반대로 발전소 건설이 1980년대부터 중단되었다. 이들은 자기들 주의 환경오염을 줄이고 대신 인접한 다른 주에서 전기를 사오면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던 중 2000초부터 전력공급난에 의해 주민들이 정전사태를 겪으며 당시 주지사였던 Gray Davis가 주민발의로 탄핵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Davis 주지사는 실제로는 발전소 건설을 밀어붙였지만 애먼 희생양이 된 것이다. 국가적 차원의 NIMBY는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독일 수상 Merkel은 Trump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 수입의 55%까지를 러시아에 의존하여 pipeline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국제적으로 고립되자 천연가스의 공급을 무기로 삼기 시작하였다. 독일은 에너지 독립이 충분히 가능한 나라였지만 NIMBY로 러시아에 의존하다 금년에 추운 겨울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것은 이번 겨울에 유럽의 많은 나라들 풀어야할 공통되는 문제이다. 끔찍한 것은 한국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뻔하였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정권부터 시작된 러시아 천연가스를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으로 들여오는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박근혜 정권 때 주춤하였지만 문재인 정권에서 다시 활기를 띠어 추진되었었다는 사실이다. 탄소중립에 절대 필요한 원전을 폐쇄하고 천연가스를 러시아와 북한에 의존하여 공급하겠다는 재앙에 가까운 NIMBY였던 것이다. 중국, 러시아 및 북한은 한국의 미래를 맡길만큼 믿음직한 동반자가 절대 아니다.
NIMBY 문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혐오시설의 경우 국가가 주민들에게 상대적으로 만족할 만한 보상을 주어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가 간의 NIMBY는 언제 어떻게 국제정세가 변하여 역풍을 맞을지 알 수가 없다. 가장 안전한 것은 자원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인데 과연 그것이 가능한 국가가 지구 상에 몇이나 될까?
(2022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