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시내 한복판인 Grand Avenue와 2nd Street이 만나는 모퉁이에 위치한 The Broad는 2015년에 개관한 현대미술관이다. 재단을 설립하고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Broad 부부의 이름으로 명명된 이 미술관은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작품 약 2,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는 전후(戰後) 작품들로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가 간 날 길 건너편에 있는 Walt Disney Concert Hall에서 Symphonies for Youth 프로그램이 있어, Los Angeles 인근 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field trip을 와 수많은 school bus들이 길을 막고 주차되어 있어 미술관 일대에 대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The Broad 미술관의 외벽은 벌집같이 설계되어 많은 양의 자연광이 전시장으로 비추어지어 인공조명의 필요성을 최소화하였다.



약 129,000 square-foot에 이르는 전시장을 포함한 미술관 건물에는 ‘the veil and the vault’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이는 미술관 건물의 두 주요한 요소, 즉 전시장과 소장품 보관 시설을 통상대로 분리하지 않고, 혼합하여 설계했음에 기인한다. 소장품 보관시설인 ‘the vault’는 공중에 떠 있듯이 설계되어 미술관을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사람들의 눈에서 떠나지 않는다. ‘the vault’의 윗부분은 3층 전시장의 바닥이며, 아랫부분은 1층에서 천장에 해당되며 곡선을 이루고 있는 하부구조는 통로를 형성하고 있다. 외벽의 벌집 모양은 건물 내부로 연결되고 ‘the veil’을 형성하여 ‘the vault’를 감싸고 있다.




The Broad 소장전시품 중 최고로 꼽히는 것은 일본이 낳은 세계적 조각 및 설치예술가 Yayoi Kusama의 ‘Infinity Mirrored Room – The Souls of Millions of Light Years Away (2013년)’와 ‘Longing for Eternity (2017년)’이다. 1929년생인 그녀는 그림, 공연, 영상, 패션, 시 등의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예술가 중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어릴 때부터 영롱한 색상의 물방울과 섬광 같은 환상을 많이 보았다는데 후일 그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polka dot 무늬의 기조가 되었다. 편집광적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그는 예술활동을 통해서 불안, 고통, 두려움 등을 이기고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고 말하였다. 개인적인 작품활동도 수없이 많았지만, 2012년에 Louis Vuitton과의 협업으로 가죽제품, 장신구, 시계, 구두 등을 출시하여 Kusama-ify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Louis Vuitton이 10주년 기념으로 2023년 신상품에 그의 polka dot 무늬가 다시 등장한다는 소식도 있다 – Louis Vuitton presents the new collection with avant-garde Japanese artist Yayoi Kusama 그의 이름을 Google하면 수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동영상도 많이 있는데 그 중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짧지만 비교적 상세히 묘사한 것 하나를 소개한다 Yayoi Kusama – Obsessed with Polka Dots


Yayoi Kusama의 Infinity Mirrored Room 시리즈는 1965년에 시작해서 현재 20여개의 작품이 있다 – Complete List of Yayoi Kusama’s Infinity Mirrored Rooms 이 시리즈는 그의 대표적 주제인 polka dot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 2개를 The Broad가 소장하고 있는 것이다. The Souls of Millions of Light Years Away는 여러 개의 거울과 LED를 설치해 놓은 작은 방에 들어가서 1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감상하게 되어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점은 다를 수 있지만 제목으로 유추해 보건대 LED로 수백만 광년(lightyears) 전으로부터 존재해온 인간의 영혼들 그리고 거울로 우주를 표현했다고 보인다. 무한한 우주 안에 존재하는 지극히 미세한 나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느껴진다면 너무 과장한 것일까? 시간제한은 인원통제도 중요하지만 작품에서 받는 첫 영감을 간직하라는 뜻으로 느껴진다.


Longing for Eternity는 큰 만화경(萬華鏡)이다. 6각형의 공간에 장치된 거울에 수시로 색깔이 변하는 LED가 반사되며 일어나는 현상을 높이가 다른 3개의 작은 창문들을 통해서 들여다 보는 식의 작품이다. 시공의 무한함과 초월함을 생각하게 된다.



Roy Lichtenstein는 미국의 대표적인 Pop Artist이다. 1950년대 중반에 Fine Art에 대비하여 나타나기 시작한 Pop Art는, 당시 주류를 이루었던 추상주의를 탈피 내지는 확장하여, 구상주의적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이 분야의 작품들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고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다는 대중성이 있다. Lichtenstein은 초기에 미국의 전래된 신화 내지는 역사에 기인한 작품들을 많이 발표하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며 그의 화풍(畵風)은 급진적으로 변하여, 전통적인 미술작품의 대상이 아닌, 광고 또는 만화에 등장하는 장면들을 그의 식으로 해석하여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의 그림들은 Benday Dots – 점들로 인쇄했던 초기의 dot printing 기술을 창안한 Benjamin Day의 이름으로 붙여진 화법, Hatch Marks – 색상이나 음영을 근접한 평행선들로 나타내는 화법, Color Blocking – color wheel에서 반대되는 색상들을 조합하는 화법, 그림자 등이 주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전시된 그의 작품 중 몇 점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2023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