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보다도 못한 입

인간의 모든 신체기관과 그 기관들이 어우러져 돌아가는 운행을 보면 창조의 신묘막측(神妙莫測) 함을 깨닫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부분이 바로 항문이라는 생각이 문뜩 든다. 항문은 신통하게도 대변과 방귀를 알아서 가려 배출하니 말이다. 만약에 정신이 멀쩡한 사람의 항문이 이를 제대로 구별 못하여 시도 때도 없이 아무거나 흘려버린다면 이야말로 낭패이고 망신살이 뻗칠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이런 일은 죽을 때가 되었거나 또는 중병에 걸려 인사불성이 된 사람에게 나타난다.

반면에 입은 어떠한가? 인간의 몸이 살아 움직이는 데 꼭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아주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 동시에 입은 언어를 통한 의사표시의 창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됨됨이와 인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주 좋은 또는 아주 나쁜 결과도 초래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성경에도 말에 대한 말씀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 중 몇을 소개한다: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되거니와 거짓 혀는 잠시 동안만 있을 뿐이니라 (잠 12:19), 거짓 증인은 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요 거짓말을 뱉는 자는 망할 것이니라 (잠 19:9),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 (눅 6:45),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약 3:8).

요즈음 정치 모리배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빤히 보이는 거짓말과 독한 말을 밤낮 가리지 않고 쏟아 낸다. 이런 자들에게 굳이 성경말씀을 들이대고 싶지도 않다. 대변과 방귀를 가리는 항문보다도 못한, 거짓과 진실, 선함과 악함을 구별 못하는, 악하기 그지없는 입을 가진 인생의 패배자일 뿐이다. 죽을 중병에 걸려 인사불성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2023년 2월)

2 Comments

  1. 항상 선생님의 글들 잘 읽고 있읍니다 요즘 많은 인간들이 거짓을 사실이라고
    뻔뻔스럽게 우기는 나쁜놈들의 전성시대 가 온것 같네요. 이러상황이 지속되면 소위 말하는 말세가 오것도 같네요. 제가 작년에 몹시 아파봐서 아는데 정말 신통하게도 항문이 방귀과 대변을 아슬아슬하게 가려네대요. 우리사회의 자율신경이 어서 정상으로 돌아와서 제대로 정리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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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의 자율신경이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겠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병환은 쾌차하신 것으로 알고 안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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