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는 팁(tip)문화가 일상화 되어있다. Tip은 종종 Gratuity 또는 Service Charge라는 식으로 표시되기도 한다. 한국말로는 봉사료 정도가 되겠다. 식당, 미용실, 호텔, 주차장 등의 service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제공한 봉사에 대해 감사의 표시로 팁을 준다. 그런데 그 일이 직업인 사람들이 한 일을 봉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사실 모순이다. 어쨌던 이런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미용사들을 제외하고 대개 최저임금을 받는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 보니 최저임금을 받게 되었고 그 결과 팁을 주기 시작한 것 같다.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충격은 이 팁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10,000 이라 써 있으면 ₩10,000 내면 고만이다. 미국에서는 $100이라 써 놓았지만, 세금 $10 봉사료 $20을 더해, $130을 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요새 주차관리의 경우 $3, 호텔의 경우 하루 밤에 역시 $3 정도가 통상적이다. 미용실은 개인적인 서비스를 받기에 25-35%를 주는 경우가 많다. 식당의 경우 최근에 많은 변화가 있어서 일반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보통 15%-20%정도를 자발적으로 주었는데 근래에 들어 거의 강제적으로 20%-25%가 되었고, 식당에 따라서는 3%정도를 Service Fee라고 따로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말이다. Pandemic 이후 카드로 결재할 경우 소매상에서까지 Contactless Payment라는 미명 하에 POS(Point of Sales) 단말기에 팁이 15%, 18%, 20% 이런 식으로 명시되어 고르게 되어 있다. 물론 ‘No Tip’도 있지만 면전에서 그걸 누르기는 좀 거북하다. 원래 팁이 없었던 소매상점에서의 이 팁 비율은 Pandemic 이전에 식당에서의 팁 수준이다. 요새 일반 식당의 팁은 18%, 20%, 22%, 좀 고급식당에서는 20%, 22%, 25% 이런 식이다. 그런데 3%를 따로 Service Fee라 붙이고, 비양심적인 식당들은 세금을 포함한 금액에서 팁을 계산하니 실제로 30%정도를 주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년 전에 한국에 갔을 때 새로운 경험을 했다. 친구들과 식당에 갔는데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종업원에게 5만원권 한 장을 쥐어 주는 것이 아닌가? ‘아니 뭐야?’하고 물으니 팁이란다. 아니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무슨 팁이야? 그래야 시중을 잘 들어주지. 그런데 워낙 음식도 많고 뭐 특별하게 시중 들 것도 없고, 아 물 한잔 더 받아 마신 것 밖에 없는데. ‘이건 와이로야’ 그렇게 말했지만 도대체 무엇을 위한 뇌물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야말로 요새 유행하는 표현 ‘한국식’ 또는 ‘한국적’인 현상 같다.
(2023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