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장수

어렸을 때 엿장수 가위소리가 들리면 뭐 바꿔 먹을 게 있나 하고 두리번거렸던 기억이다. 떨어진 고무신, 빈 병, 하다못해 신문뭉치라도 들고 나가면 엿장수는 엿을 끊어 주곤 했다. 그런데 바꿔 먹을 물건 값은 엿장수 마음대로 정한다. 따라서 잘라 주는 엿의 길이도 엿장수 마음대로다. 그래서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표현이 생겼다. 요새 문 정권을 보면 엿장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는 생존한 위안부들의 합의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반대하며 한사코 딴지를 걸었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김영철의 방남에 대해서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전사한 장병들 유가족의 피 토하는 반대가 있어도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식이다. 미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 했을 때, 만찬장에서 북한 대표들과 같이 앉지 않겠다고 했는데 막무가내로 한 식탁에 자리 배정을 하여 펜스가 그냥 떠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사건을 놓고 청와대는 미리 알고 있었고 좌석배치도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식탁에 펜스 부부의 이름이 적힌 표가 있는 사진을 보건대 거짓말임이 자명하다. 여기서도, 되든 말든 엿장수 마음대로 기질에, 금방 탄로날 일도 거짓말한 것이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말 바꾸기에 달인이라는 데, 정치꾼들의 특성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치명적인 말 바꾸기가 산재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말 바꾸기는 엄밀히 따지자면 먼저 한 거짓말에서 비롯된다. 이것 역시 엿장수 기질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의 엿장수적 기질을 드러낸 대표적인 말 바꾸기는 2016년에 있었던 20대 국회의원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광주(문맥으로 보아 호남)에서 자기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미련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는 연설이었다. 그런데 호남에서의 선거결과가 국민의당 23석, 더불어민주당 3석이라는 참패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벼루기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이 걸렸는지 그는 한 1년정도 표면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배후에서 세월호 사건을 정치적으로 최대한 이용하고, 촛불을 부추기며 기회를 보다 정국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그 발언은 ‘호남의 민심을 얻기 위한 선거 전략적인 발언’이었다고 둘러댄 뒤 다시 복귀하였다. 이것은 그의 인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목적에 부합하면 영혼을 파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겠다는 게 그의 실상이다.

북한의 한미갈등 및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작전에 완전히 말려들어가면서도 제 멋대로 친북으로만 가는 엿장수. 그의 전력을 볼 때 이념에 부합한 일이니 어떤 거짓말도 불사하며 그 방향으로 매진할 것이 틀림없다. 이러다 혹시 엿이나 먹는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2018년 2월)

 

p.s. 문재인 대통령이 엿장수 기질이 있다는 것이 이번에 Fox News의 Bret Baier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확인 되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종전선언은 아무 때나 번복할 수 있는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일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신뢰할 수 없는 모습을 자처하고 나서는데 아연실색(啞然失色) 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꾼이 아니다 보니 말이 좀 앞서고 원색적인 표현을 잘 쓰는 경향은 있지만, 인격 대 인격으로 대할 때, 누구나 기본적으로 그렇듯이, 신뢰를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그의 눈에 문재인은 엿장수가 되었으니, 겉으로는 웃으며 치켜세우지만 못 믿을 사람 이렇게 되어 앞으로 한미관계가 제대로 이어갈지 걱정된다. (2018년 9월)

2 Comments

  1. 소위 민권변호사로 알려진 문재인이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평화, 행복의 추구등을 보장해야하는 정치인으로서 극악적 체제의 앞잡이들과 무슨 말이 통한다고 남북대화를 운운하는지 전혀 알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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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이 순수하게 나온 것이 아니고 이념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용공 친북 분자들의 인권에 치중하였으니 북한 동포들의 인권은 보이지도 않지요. 그를 지지하는 자들은 김영철을 두둔하며 천암함 폭침 사건을 재조사하여야 한다고 난리를 핀다 합니다. 당시 조사는 한국, 미국, 영국, 호주 및 스웨덴이 합동조사를 하였는데 그 결과를 못 믿겠고 MB의 음모였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트럼프의 강경조치에 숨통이 죄어서 나온 것이 확실한데, 옛날같이 공연히 돈 퍼주지 말고, 이번에는 확실히 뭔가를 보여주기 바랍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이 저런 식으로 나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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