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하루 종일 날씨가 우중충 했는데 묵호에 도착하니 해도 뉘엿뉘엿 기우는데 구름인지 바다 안개인지 마저 스멀스멀 몰려온다. 그래도 저녁 먹기 전에 논골담길을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묵호는 1941년에 개항하여 동해안 제1의 무역항으로 성장하였고, 석탄과 시멘트 수송, 명태 오징어 등의 수산물 유통으로 번창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1980년 초부터 동해항이 성장하기 시작하였고 명태의 어획량까지 감소하며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2010년부터 어부와 그 가족들이 많이 살던 산비탈 마을에 논골담길 벽화마을을 조성하기 시작하였다. 전성기에 명태, 오징어, 가오리들을 바람에 말리던 그 산비탈 마을에 전해오는 다양한 테마와 묵호만의 이야기를 담은 벽화는 논골 주민들의 삶을 공감하고 향수에 젖게 하는 매력이 있다. 논골 일대는 논골1, 2, 3길 및 등대오름길로 거미줄같이 엮여 있는데 우리는 그저 이 길 저 길로 다니며 한바퀴 돌았다. 논골1길은 생업, 2길은 일상, 3길은 가정, 등대오름길은 환경을 주제로 한 벽화를 볼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은 이렇게 담에 그려진 그림들을 일반 벽화와 구별하여 담화라고 부른다.
































(2024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