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동해 하면 강릉, 강릉 하면 경포대 해수욕장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명소가 너무나 많아서 하루에 다 돌기가 바쁠 지경이다. 우리는 바닷길 몇 군데를 가보기로 하였다. 먼저 들른 곳이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다. 정동진은 강원도 강릉시에 있는 바닷가로 한양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동진은 신라 때부터 임금이 사해용왕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해돋이 명소로 새해 일출을 보러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정동진항 남쪽에 있는 심곡항은 깊은 골짜기에 있는 곳이라 그런 이름이 지어졌다. 이 두 항구를 연결하는 약 3 Km의 해안 탐방로는 부채 같은 지형을 품고 이어지기에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라는 지명이 선정되었다.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 437호로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00-25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한국 유일의 해안단구이다. 해안단구는 해면과 관련해서 형성된 평탄한 지형면이 해안선을 따라 계단 모양으로 분포하는 지형을 뜻한다. 이 지역은 수십년간 해안경비를 위한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 일반에게 개방되지 않던 곳인데 2017년에 공개되었다. 여러 모양의 바위가 있고 전설이 함께 전해오고 있다. 특히 투구를 쓰고 바다를 지키는 장수의 모습을 닮은 투구바위는 고려시대에 강릉에 부임했던 강감찬 장군의 형상이라고 한다. 설화에 의하면 강릉으로 넘어가는 길인 밤재길에 발가락이 6개인 육발호랑이가 있었는데, 사람이 지나가면 스님으로 변하여 내기바둑을 두자고 하고 이기면 그 사람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강감찬 장군이 부임하여 육발호랑이에게 당장 떠나지 않으면 일족을 멸하겠다고 하자 육발호랑이가 두려워 백두산으로 도망하여 더 이상의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강원도 삼척시 초곡에 있는 용굴촛대바위길은 출렁다리를 포함한 약 660 m의 해안 탐방로이다. 초곡 용굴에 관련된 전설을 소개하면 마을에 살던 가난한 어부가 꿈을 꾸었는데 죽은 구렁이가 바다에 둥둥 떠 있었다. 그런데 한 백발노인이 나타나 구렁이를 데려다 제사를 지내면 경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에 배를 타고 나가보니 정말로 죽은 구렁이가 한 마리 떠 있었다. 노인은 구렁이를 지금의 초곡 용굴로 데려다 제사를 지내 주었다. 그랬더니 죽은 구렁이가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용이 되어 승천하였다. 그후로 그 어부는 항상 고기가 많이 잡히고 부자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용굴촛대바위길 일대는 수려한 경관이 즐비해서 해금강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용굴촛대바위길은 빠지는 길이 없어 끝까지 갔다가 돌아 나와야 한다.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추암해변은 정동진과 더불어 일출명소로 꼽히고 있다. 또한 남한산성으로부터 정동방향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여기에도 촛대바위가 있는데 애국가 동영상에 등장하는 바로 그 촛대바위이다. 2019년에 개통한 길이 72 m의 출렁다리는 바다위에 있는 국내 유일한 해상 보행교라 한다.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능파대, 추암, 추암 촛대바위, 출렁다리를 건너면 조각공원으로 산책로가 이어지며 주차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능파대는 인근 바다와 하천에서 파도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쌓여 육지와 연결된 부분에 암석기둥들이 모여 있는 지역을 뜻한다.








(2024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