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 델피 (Delphi)

델피는 그리스 본토 남쪽 중심부에 위치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신성한 지역으로 현재에는 같은 이름의 작은 도시가 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세계의 중심이 델피라고 믿었다 – 아래 사진 Omphalos (배꼽 또는 중심이라는 뜻) 참조. 그래서 당시 가장 중요한 신탁(神託, oracle, 신이 사람을 통하여 그 뜻을 전달하여 통치하는 일)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이 곳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던 괴물 델파인(Delphyne, 여성으로 의인화된 뱀)을 아폴로가 처단함으로 인간들에게 평안을 안겨주었다. 이 괴물이 남성으로 의인화된 파이톤(Python)이었다는 설도 있다. 그런 연유로 이 도시는 파이토(Pytho) 또는 델피(Delphi)로 불렸다. 올림피아가 제우스를 위한 곳이었는데 델피는 아폴로를 위한 곳이었다.

19세기 말에 델피의 고적발굴이 시도되었는데 당시 일대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이주를 반대하여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러나 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후 마침내 근처로의 이주가 성사되었고 본격적인 발굴작업이 개시되었다. 산사태로 덮인 흙무더기를 걷어내며 아폴로 신전과 아테나 신전을 비롯한 많은 고대 그리스 유적이 발굴되었다. 동시에 로마 후기 스타일의 광장, 목욕탕, 저수지, 묘지, 성당 등의 건축물도 발굴되어 흥미를 끌고 있다. 현재 델피에는 박물관과 고적발굴지가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델피 박물관은 1903년에 개관되었는데 방대한 유물들을 전시하기에는 너무나 좁아서 1935년에 확장공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세계2차대전 발발로 공사가 중단되었고 유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땅에 묻기도 하였고 귀중한 유물들은 아테네에 있는 그리스 은행의 금고에 보관하기도 하였다. 종전 후 3번의 확장 및 재정렬 공사를 거쳐 지금의 박물관이 탄생하였다.

델피의 신성구역은 아폴로 신전을 중심으로 폭 443 ft (135 m) 길이 620 ft (190 m)의 성벽으로 둘러 쌓여 있었고 9개의 성문이 있었다. 기원전 6세기경부터 지어진 건축물 유적이 발굴되었고 유물들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2024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