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푸는 이오니아해(Ionian Sea)에 있는 그리스의 섬이며 이 섬에서 가장 큰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다. 코르푸는 그리스 신화부터 근현대까지 그리스 역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아름다운 요정과 결혼하기 위해 이름없는 섬으로 와서 그 요정의 이름으로 섬의 이름을 지었다는 전설로 시작하여 그 이야기는 끝이 없다. 코르푸 섬은 그리스 도시국가, 로마, 비잔틴, 베네치아, 프랑스, 오토만, 영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어왔다. 코르푸에 있는 많은 건축물들은 베네치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으며 이름도 그에 연유된 것이 대부분이다. 1864년에 덴마크의 왕자 윌리엄(William 또는 빌헬름, Wilhelm)이 그리스 왕 조지(George) 1세로 즉위하며 대관식에 영국이 코르푸 섬을 비롯한 이오니아해의 섬들을 선물로 바침으로 그리스에 공식적으로 예속되었다.
코르푸 출신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이 영국의 엘리자베스(Elizabeth) 2세 여왕의 남편이었던 필립(Philip) 공일 것 같다. 필립 공은 그리스와 덴마크의 왕자 (당시에 유럽의 명문 왕가의 왕자나 공주가 열세의 나라의 귀족으로 군림하였다) 앤드류(Andrew)의 아들로 코르푸 섬에 있는 왕실 여름별장 몬 리포(Mon Repos, 불어로 My Rest라는 뜻)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고 얼마되지 않아 그리스-터키 전쟁이 발발하였는데 그리스가 대패하고 말았다. 당시 필립의 아저씨인 콘스탄틴(Constantine) 1세가 왕이었는데 신군부 정권이 들어서며 패전의 책임을 물어 왕위를 박탈하였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콘스탄틴 왕은 해외로 도피하였고 생후 18개월 밖에 안된 필립 공과 그의 가족들은 영국 해군에 의해 구출되었다. 이 별장은 19세기초에 코르푸가 영국의 통치 아래 있을 때 영국의 고등판무관(High Commissioner, 지금의 대사에 해당)의 여름별장으로 지어졌다. 코르푸 섬이 그리스로 합병되며 그리스 왕들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되었다. 그리스 제3공화국 시절 정부에 의해 압류되었고 2001년부터 정원은 공원으로 별장건물은 박물관(Museum of Palaiopolis-Mon Repos)으로 일반에 공개되었다. 고대 그리스 때 지금의 코르푸 시내에 코르키라(Korkyra) 또는 팔라이오폴리스(Palaiopolis)라 불리는 도시가 있었는데 그 일대에서 아르테미스, 헤라, 아폴로 등의 신전들이 발굴되었다. 몬 리포는 그 일대에 지어졌고 박물관의 이름에 그 고대 도시의 이름이 합해졌다. 박물관에는 발굴된 유물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코르푸의 구시가지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운하로 인해 섬이 되어버린 동쪽 끝에 있으며 베네치아의 성채(Venetian Citadel) 안에 있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 형성된 시가지는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길로 이어져 미로를 연상케 한다. 폭이 좁은 운하는 개인소유의 작은 배들이 선착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스피아나다(Spianada, 베네치아어로 open flat area라는 뜻) 광장은 코르푸 구시가지와 중심가 사이에 있으며 그리스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