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Republic of Ireland)

19세기초에 아일랜드 섬(필자의 글 참조)은 영국에 귀속되었으며, 20세기초에 자치지역인 남, 북 아일랜드로 분리되었다. 아일랜드 섬의 5/6정도를 차지하는 남 아일랜드는 1948년에 독립을 선언하였고 1949년에 공식적으로 공화국이 되었다. 나라 이름은 통상적으로 아일랜드라 칭한다.

아일랜드는 1955년에 UN에 가입하였고 1973년에 EU의 전신인 European Communities에 가입하였다. 아일랜드는 세계2차대전 이전부터 군사적으로 중립을 지향하여 NATO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아일랜드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영국 및 북아일랜드와 The Troubles(북아일랜드 참조)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였다. 아일랜드는 영국 및 북아일랜드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북아일랜드와는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검문소도 없고 상호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다. 영국 본토는 비자면제국에 한해서 UKETA가 필요하지만 아일랜드는 그것도 면제가 되었다. 아일랜드 역시 영국 시민들에게 자유로운 왕래를 허락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이나 한국 시민은 무비자로 90일간 아일랜드를 방문할 수 있다.

아일랜드는 OECD(Organization of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창립 국가 중 하나이다. 규제완화와 진보적 경제정책으로,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Dublin)이 세계적 금융산업 중심지 중 하나가 되어, 아일랜드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하였다. 우선 외국 기업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고 법인세율을 인하함으로 다국적 대기업들이 다투어 투자 또는 회사 본부를 이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아일랜드 민간 고용의 25%가, 또한 전체 법인세의 80%를 외국기업들이 내는 상황이 되었다. 외국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사실이다. 사회주의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세율을 올려야 세수가 는다고 생각하고, 시장경제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세율을 낮추어야 실질적 세수가 는다고 주장하는데, 아일랜드의 경우를 보면 후자가 시장을 활성화하고 고용을 늘리고, 그에 따라 세수가 늘어나는 것이 증면된 것이다. 2008년 미국발 투자회사(Lehman Brothers) 및 부동산시장 붕궤(Subprime Mortgage Crisis)로 인한 세계적 경제공황(Great Recession)으로 아일랜드도 경기침체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긴축재정정책으로 2010년에 공식적으로 공황을 벗어났다. 실제로 침체는 점진적으로 호전되며 2013년까지 계속되었다. 그후 경제성장을 꾸준히 이룩하여, 2025년 예상 국민 1인당 소득이 $10만이 넘어 세계에서 2, 3위를 다투는 부유한 나라가 되었다.

아일랜드의 국기는 수직3색기로 가운데 흰색을 중심으로 왼쪽에 초록색, 오른쪽에 오렌지색으로 되어 있다. 초록색이 깃대 쪽으로 게양되며 가로와 세로의 비율은 2:1 이다.

아일랜드 국기

아일랜드 민족주의 운동에 동정적이었던 소수의 프랑스 여인들이 1848년에 선물로 증정한 데에서 이 3색기가 시작되었다. 초록색은 구교(Nationalist), 오렌지색은 신교(Unionist)를, 가운데 흰색은 2 집단이 연합한 모습을 상징하였다. 1916년에 더블린의 중앙우체국이 이 3색기를 게양하였고 아일랜드 독립투쟁 시기인 1919년부터 1937년까지 국기의 성격으로 이용되었다. 1937년에 드디어 헌법에 의해 국기로 장식 채택되었다. 3색은 모두가 옅은(pale) 색상으로 Pantone, Hex, RGB 등의 특정번호로 규정되어 있다.

아일랜드는 초록색 및 하프와 연관이 깊다. 전설에 의하면 아일랜드의 시조가 독사에 물렸는데 모세가 기도하고 그의 지팡이를 상처에 대니 나았고 그 자리에 초록색 링이 나타났다 한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Glas(아일랜드어로 Green)가 되었고 아일랜드 사람은 초록으로 대변(代辯)되었다. 5세기에 활동했던 아일랜드의 성자 St. Patrick를 기념하는 St. Patrick’s Day에 초록색 옷을 입는 풍습은 17세기후반부터 시작되었다. 13세기경부터 아일랜드의 문장(紋章)으로 하프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으로 하프는 구약시대 유다의 왕 다윗과 연관되었는데 중세기에 이런 적용을 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하프는 여러 번의 변형을 거쳤고, 1922년 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분리되었을 때 아일랜드의 상징으로 채택되었다. 독립을 선언한 1945년에 정식 문장으로 제정되었다.

아일랜드 문장(紋章)

악기가 국기나 문장에 나타나는 것은 드문 일인데 Papua New Guinea의 상징으로 민속 북이 쓰이고 있으며 Burundi 국기에 전통 북이 등장한다. 아일랜드에서는 동전 뒷면을 하프로 장식하였고, 여권 및 공문서 등에 하프가 직인(職印)으로 쓰인다.

기네스 맥주 상표 (Source: Guinness.com)

아일랜드 맥주회사 기네스(Guinness)의 흑맥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18세기부터 기네스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맥주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19세기중엽에 기네스 맥주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가 되었다. 이에 기네스가 아일랜드의 맥주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 상표를 고안하며 하프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20세기초에 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분리하며 아일랜드의 상징으로 하프를 채택하였지만 기네스가 이미 상표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180도 회전시키고 도안을 변형시켜 비로소 사용할 수가 있었다. 정권이 기업에 온갖 트집을 잡아서 힘들게 하는 나라라면 그냥 뺏으면 되는데 비교가 되는 일이다. 참고로 1955년에 초판이 발행된 ‘기네스 세계 기록’(Guinness World Records)은 당시 기네스 맥주회사의 Managing Director(영한사전을 보니 전무이사, 상무, 사장으로 되어있다)가 착안하여 시작되어 책 이름에 기네스가 들어갔다.

(2025년 5월)

Leave a comment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