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진보와 보수

미국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상하원에서 토론을 종결시킬 수 있는 절대다수(Filibuster Proof Majority)를 장악한 민주당이 탄력을 받아 여러 사회주의 성향의 진보정책들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보수와의 대립이 다시금 가열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보수는 공화당 진보는 민주당으로 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고, 공화당의 보수도 대중적인 정책에 휘몰리며 많이 변질된 것을 부인 못한다.  진보는 미국역사 상 큰 오점인 노예제도로부터의 탈피, 인권평등 및 시민들의 복지향상과 같은 중요한 쟁점들을 부각시키었던 순수한 운동에서 이제는 유럽에서 이미 실패한 사회주의에 버금가는 좌향을로 변질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다.  Health Care Reform 과정에서 민주당에 몰표를 던져주는 노조를 백악관에 불러들여 뒷구멍으로 세금면제의 특혜를 주고, 상원에서 필요한 표를 확보하기 위해서 특정 주들에게 수억 불의 혜택을 주는 등 그 부패의 작태가 극에 이르자, 드디어 국민들의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금년 초에 있었던 대표적 진보 Massachusetts주의 연방 상원의원 특별선거에서 1979년 이후 최초로 공화당 의원이 1962년부터 민주당의 Ted Kennedy가 지키고 있던 의석을 차지한 것을 보면 그 여파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진보와 보수의 분기점은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포함한 헌장(憲章)의 해석이다.  진보는 헌장을 살아있는 문서(living & breathing document)로 간주하고 확대해석을 하려는 반면에 보수는 헌장의 근본정신을 고수하고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장 첨예한 이견(異見)은 권리(Right)에 대한 해석인데 밤과 낮으로 다르기에 논쟁이 그치지를 않는다. 권리에 대한 보수적인 해석은 신이 인간에게 준 누구도 빼앗아 갈수 없는 무형(無形)의 기본권(God given unalienable natural rights.)이다.   이 기본 권리들을 지키기 위해서 시민이 대표를 선출하여 정부를 만든 것이며, 이 경우 권력(Power)의 전달은 “신 -> 시민 -> 정부”이다.  따라서 정부는 시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어야만 하는 것이다.  반면에 진보는 정부가 시민들에게 권리를 허용하고 공평하게 나누어 주는 것으로 본다.  “정부 -> 시민”의 구조로 신의 존재가 전혀 없는 그림이다.  더 큰 문제는 그 권리에 유형(有形)의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확대해석하는데 있다.  이 해석을 극단적으로 적용하면 모든 물질을 정부가 소유하고 나누어 주어야 하기에 사유재산권이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물질은 누군가가 만들어 내야 존재하는데 결국 정부가 물질 생산의 주역을 담당하게 되니 시민들은 그 과정에 노동력을 공급하는 역할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절대 권력을 지닌 괴물로 변질되어 버린다.  중공마저도 이제는 집어치운 그런 공산주의 정책으로 미국이 가지는 않겠지만 요즘 하는 짓거리들을 보면 자못 신경이 쓰인다.  물질에 대한 보수적 해석은 기본적인 권리라기보다는 일과 노력의 결과로 수확할 수 있는 상품(goods)으로 본다.

근자에 있었던 sub-prime mortgage crisis는 주택소유를 기본권리로 간주하고 누구나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에게, 집을 거저 나누어 줄 수는 없으니까, 쉽게 돈을 꾸어주도록 금융정책(Easy Money Policy)을 전환한데 근본적 원인이 있다.  물론 이를 이용해서 더 돈을 벌고자 수입도 확인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주택융자를 해 준 금융기관에도 큰 책임이 있지만 그럴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의회에 더 큰 책임이 있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정책이라 제대로 반대도 하지 않은 보수의 책임 또한 크다.  소위 주거의 자유에 대한 보수적인 해석에는 주택 자체는 포함되어있지 않다.  주택을 장만하고자 할 때 차별대우를 받지 않고 수입이 허락하는 내에서 지역을 불문코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권리로 보는 것이다.

작금 유럽에서 그리스의 재정파탄으로 유로파동이 예상되는데 미국의 적자재정 또한 한 없이 불어나기만 하니 진보주의자들이 “There is no free lunch.”라는 표현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 좋겠다.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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