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컨의 전설

펠리컨은 몸통의 길이가 약 4ft에서 6ft, 날개를 피면 그 크기(wingspan)가 약 7ft에서 11ft에 달하는 큰 새이다. 긴 부리와 부리 밑에서 턱으로 연결된 신축성이 있는 주머니(gular pouch)가 신기한데 미국에 오기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이다. 여기서는 바닷가에 나가면 흔히 보는 새 중에 하나이다. Photo Credit: Joan Rob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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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컨은 고대 이집트에서는 사후(死後)의 세계로 망자(亡者)를 안전하게 인도하는 일종의 수호안내자와 같이 여겨졌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발견된 2세기경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문헌에 여러 실제와 상상의 동물들의 전설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글귀가 있다. 자신을 불태워서 죽이고 사흘 후에 재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전설의 새 불사조(phoenix)는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이유로 예수님과 비유되어 있다. 순전한 동정녀에게만 잡힌다는 전설의 외뿔말(unicorn)은 성육신의 예수님과 비교되어 있다. 펠리컨도 역시 예수님과 비유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을 담고있다. 새끼 펠리컨들이 어미 새를 쪼아 대니까 어미 새가 새끼 새들을 쪼아서 죽여버렸다. 사흘째 되는 날 어미 새는 자신의 옆구리를 쪼아서 피를 흘려 죽은 새끼 새들에게 뿌려서 이들을 살려낸다. 또 다른 전설은 새끼 펠리컨들에게 줄 먹이가 없어서 새끼들이 죽을 지경이 되었을 때 어미 새가 자신의 가슴팍을 쪼아서 자신의 살을 또는 피를 새끼들에게 먹여서 살리고 자신은 죽었다는 것이다. 이런 전설을 바탕으로 중세기부터 많은 문헌에 예수님과 펠리컨을 비유하여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단테의 신곡으로 예수님을 ‘our Pelican’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외에도 Shakespeare의 Hamlet, John Lyly의 Euphues, John Skelton의 Armorie of Birds, Thomas Aquinas의 찬송 Adoro te devote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전설과 소설에 등장한 이야기들을 배경으로 카톨릭 성당에는 어미 펠리컨과 새끼들을 주제로 한 그림이나 조형물들이 많이 있다. 독일에 있는 성 빌립보와 야고보 성당(St. Philippus und Jakobus)에 있는 어미 펠리칸이 가슴을 쪼는 조형물. Photo credit: Andreas Praefc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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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어미 펠리컨과 이를 감싸고 있는 천사: Arlington Catholic 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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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년에 발간된 King James 성경 초판의 표지. 하단 가운데에 예의 펠리컨 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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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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