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엘 안또니오 국립공원은 1972년에 설립되었으며 약 7.66 sq mi(1,983 ha)의 면적으로 코스타리카에서 제일 작은 국립공원이다. 수도 산호세에서 남쪽으로 약 82 mi (132 Km) 떨어져 있으며 아름다운 해변, 산책길, 열대림과 함께 서식하는 동물들로 유명하다. 2011년에 잡지 포브스(Forbes)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 12개 중 하나로 뽑히어 더 알려지며 인기가 오른 곳이다.
우리가 오늘 묵을 숙소는 산바다(San Bada) 호텔인데 산과 바다의 느낌을 받았지만, 스페인어로 San은 성자(Saint)라는 뜻으로, 이 나라의 수도 이름도 ‘산’으로 시작하니 그냥 지나쳤다. 이 호텔은 마누엘 안또니오 국립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로 알려져 있는데 아래 사진에서 왼쪽 아래 맨 구석정도에 입구가 있다고 보면 된다. Photo Credit: hotelsanbada.com
방을 배정 받고 강당에서 마누엘 안또니오 국립공원에 대한 소개영화를 보았다. 끝에 호텔광고가 나오는데 옥상 라운지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동양인들이 등장하였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저녁식사 하러 식당으로 갔는데 출입문이 한국식 나무대문이 아닌가? 식당안의 칵테일 바의 장식도 기와를 이용하였기에 가이드에게 혹시 주인이 한국사람이냐고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대답은 sí. 그러고 보니 사진에 있는 호텔 로고도 전형적인 한국식. 이곳에서 한국사람이 주인인 호텔에 묵게 될 줄이야!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사람이 있다는 사실, 그것도 이런 큰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Photo Credit: hotelsanbada.com
호텔 옥상 라운지에서 지는 해를 보며 …
마누엘 안또니오 국립공원은 해변에서 하루 해수욕이나 하며 빈둥빈둥하면 좋겠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 입구로부터 Playa Espadilla Sur (playa는 해변, espadilla는 조정용 배, sur는 남쪽을 뜻함) 보다 더 오른쪽으로 난 산책길을 따라 들어가서 Playa Manuel Antonio와 Punta Catedral (punta는 갑, 바다에 내민 육지의 끝이라는 뜻)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이 Punta Catedral은 작은 지역이지만 원숭이들이 많이 있다는 정보에 기대가 되었다.
나무로 되어있는 산책길 (boardwalk)
이름 모를 거대한 나무의 밑부분인데 뿌리인지 몸통인지 알 수가 없다.
Punta Catedral 거의 다 가면 육지의 폭이 좁아져서 한 20발자국 정도 걸으면 양쪽 해변을 다 볼 수가 있다. Playa Manuel Antonio 쪽은 적은 만으로 바다가 잔잔하다.
뒤 돌아서 조금 걸어 가 해를 마주하고 사진을 찍게 된 Playa Espadilla Sur 쪽.
힌머리카푸친(White-headed Capuchin) 원숭이를 드디어 보게 되어 진땀 흘리며 걸은 보람이 있었다. 훈련시켜서 하지마비 환자를 돕기도 하는 원숭이 중 지능이 많이 발달한 종류.
또 하나의 성과는 나무늘보(Sloth)를 보았다는 사실이다. 나무늘보의 영어 이름인 Sloth는 카톨릭에서 죄를 유발시키는 7가지 원인(칠죄종, 七罪宗)으로 분류한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및 나태 중 나태에 해당하는 단어이다. 여기서 나태함은 육체적인 나태함뿐 아니라 정신적, 영적 그리고 병리학적 나태함을 뜻한다. 여하간 나무늘보는 평상시의 동작이 너무 굼뜨다 보니 이런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위급할 때에는 순간적으로 빨리 움직일 수 있다한다. 호주의 코알라 베어와 같이 영양가가 별로 없는 나뭇잎이 주식인 나무늘보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그렇게 천천히 움직인다 한다. 두발가락나무늘보(Two-toed Sloth)와 세발가락나무늘보(Three-toed Sloth)가 있다는데, 얘네들은 발가락을 도무지 보여주지 않으니 😉, 어떤 종자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구아나가 아마도 가장 흔하게 본 동물인 것 같다.
나비도 많이 있다.
(2017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