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성 이삭 성당(Isaakievskiy Sobor)이었다. 여기서 성 이삭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이 아니고, 달마티아(Dalmatia)의 성인 이삭을 지칭한다. 성당의 건축은 알렉산더 1세에 의해서 시작되었는데, 러시아 제국의 초대 황제였던 피터 대제가 성 이삭 기념일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의 이름으로 봉헌되었다. 건축은 1818년부터 1858년까지 40년이나 걸려 오랜 공사기간을 지칭하는 ’이삭 성당을 짓듯이’라는 표현이 생기기도 했다. 이렇게 공사가 오래 걸린 것은 부지가 네바 강변의 퇴적지(堆積地)로 지층이 약하여 이를 보강하기위한 작업에 소요된 기간 때문이었다.
러시아 혁명 후 소련 공산정권에 의해 성 이삭 성당은 구교에 관련된 많은 흔적들이 지워지고, 역사 및 무신론을 포함한 일반종교에 관한 박물관으로 변경되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증명하는 푸코의 추(Foucault Pendulum)가 설치되기도 하였다. 2차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군의 공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황금빛 돔을 회색으로 칠하기도 하였다. 소련의 붕괴로 성당은 본연의 용도로 되돌아 갔는데, 2017년에 성당을 러시아 정교로 이전하려던 계획이 반대에 부딪치며 다시 박물관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도착하였을 때 성당 앞에는 관광버스와 관광객들로 혼잡하여 그들을 피하여 사진을 찍다보니 성당의 전면을 온전하게 담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성당의 동쪽부분은 보수공사까지 진행 중이었다. 전통적 비잔틴 양식과 신고전주의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 건물은 중앙 돔과 4개의 부속 돔으로 이루어져 있고, 돔을 둘러싼 기둥을 포함한 총 112개의 붉은 대리석 기둥이 그 웅장함을 더한다.







(2019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