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깻잎 논쟁이란 소리를 듣고 궁금하여 무엇인가 찾아보았다. 이 논쟁은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된 노사연과 이무송의 부부싸움에서 시작되었다 한다. 이들 부부와 한 여성 지인이 식사를 같이 하는데 그 여성이 반찬으로 나온 깻잎을 잘 떼어내지 못하자 이무송이 자신이 먹던 젓가락으로 그 여성을 도와 깻잎을 집어 주었던 모양이다. 노사연은 자신 앞에서 남편이 외간 여성의 깻잎을 잡아줬다며 불같이 화를 냈고, 이무송은 그저 배려였을 뿐인데 노사연이 화를 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여 이 논쟁이 시작되었다 한다. 이 이야기 중에, 출처를 밝히지는 안았지만, 약 70%의 사람들이 떼어주면 안 된다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이성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한 여자의 남편과 외간 여자라는 각도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깻잎에서 시작해서 새우 까 주기, 추운 날에 오버 벗어 주기 등등으로 논쟁이 비약하고 있다고 그 기사는 이어간다. 주로 남자가 여자에게 호의를 베푸는 설정으로 성을 바꾼 경우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
한국의 식습관은 좋게 보면 아주 가족적이고 친근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매우 비위생적이다. 찌개 한 냄비 가운데 놓고 이 사람 저 사람 숟가락으로 떠 먹는다. 반찬은 너도 나도 집어먹는다. 이런 식습관을 배경으로 깻잎 논쟁이 벌어진 것 같다. 그래도 근래에는 이런 식습관이 많이 개선되어 찌개 먹을 때 국자와 공기가 사용되고 각자 접시에 반찬도 덜어 먹는다. 그래서 노사연 이무송 부부의 이야기가 언제 있었던 일인지도 궁금하다. 이런 식습관은 미국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다. 특히 양식집에 가면 각자 main dish(본 음식)를 시키고 그렇게 한 접시에 나온 음식을 각자가 먹는다. 전식의 경우 나누기도 하는데 serving spoon 또는 fork(더는 숟가락이나 포크로 먹을 때 사용하는 것 보다 크다)를 꼭 사용한다. 본 음식을 나눌 때는 family style로 먹겠다고 미리 말하면 각자 덜어 먹을 접시와 serving utensil을 내어 준다. 즉 한 접시에 나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가족 또는 그 이상 친밀한 사람끼리 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들어 있다. 또 하나 신경 써야 하는 것은 double-dipping이다. 손님들을 초대하면 식사하기 전에 전식으로 삶은 새우, 썰은 야채 또는 chip(감자 등을 튀겨 만든 달지 않은 과자) 등을 dip(cocktail sauce, salsa, 녹인 초콜릿이나 치즈 등)에 찍어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한 입 베물어 먹고 남은 조각을 다시 찍어 먹는 것을 double-dipping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비매너로 찍히게 된다. 방지책은 찍기 전에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잘라서 먹는 것이다. 이 double-dipping에 대해 미국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보니 Clemson 대학에서 실험까지 한 결과 실제로 감염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보고를 발표하였다 – 해당 기사. Double-dipping은, 특히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돌 때에는 공중위생개념 차원에서, 서로 주의하고 피하여야 하겠다.
미국에서 깻잎 논쟁은 한국과는 다른 이유로 이무송의 패로 판정이 날 것 같다.
(2022년 3월)
p.s. 코로나 시대에 공중위생개념 및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이 대중이 모인 공간에서 기침을 마구 해대며 주위의 눈총에 아랑곳하지 않고, COVID건 독감이던 간에, 막무가내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을 보고 참 이기적이고 기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