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ery Index (궁핍지수)

최근 뉴스를 보는데 미국의 Misery Index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2022년 6월에 기록했던 최악의 12.66에서 2023년 11월에 6.84로 대폭 낮아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때 기록했던 최저치인 5.21에 비하면 아직도 높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는 평가를 아나운서는 잊지 않았다. Misery Index는 좀 생소한 표현인데 언뜻 생각나는 것이 빈곤지수였다. 그런데 빈곤지수의 정의를 찾아보니 좁은 의미로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 이하로 살고 있는 국민 즉 빈곤층의 비율이라고 되어 있다. 넓은 의미로는 교육과 사회기반시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들을 포함하며 영어로는 Poverty Index이다. 일반적으로 빈곤지수는 통계가 비교적 용이한 경제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 Time지의 2023년 10월 4일 기사에 의하면 2022년 기준으로 미국 국민 중 개인소득이 $13,590, 3인가족의 소득이 $23,030 이하인 빈곤층이 12.4%라고 나와있다.

2001년부터 미국 연평균 Misery Index – 파란색 실업률, 빨간색 물가상승률 (Source: Miseryindex.us)
2023년 월별 Misery Index – 파란색 실업률, 빨간색 물가상승률 (Source: Miseryindex.us)

그러면 Misery Index는 한국어로 무엇인가 하여 Daum 영한사전을 보니 궁핍지수라 되어 있다. 빈곤지수가 개인 또는 가정의 수입에 중점을 둔 지표라면, 궁핍지수는 사회 전반적인 경제상황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를 숫자로 표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 궁핍지수 산출방식이 의외로 간단하다. 궁핍지수는 1970년경에 미국의 경제학자 Arthur Okun에 의해서 창안되었으며 실업률(Unemployment Rate)과 물가상승률(Inflation Rate)을 합한 것이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경제상태가 좋지 않고 일반 시민들의 삶이 궁핍해짐을 뜻한다. 실업률은 계절적인 임시 취업을 제외하여 안정적인 취업을 반영하였고, 일을 할 수 있는 인구 중 현재 직업이 없으며 직장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로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은 이 통계에서 제외된다. 이 수치는 BL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서 매월 발표하는 수치를 사용한다. 물가상승률은 역시 BLS에서 매월 발표하는 CPI (Consumer Price Index)를 사용한다. 2023년 11월에 실업률이 3.7%이고 물가상승률이 3.14%로 궁핍지수가 6.84%가 된 것이다.

BLS는 노동부(Department of Labor) 산하기관으로 물가, 고용률 및 실업률, 급여 및 작업환경, 생산성 등에 대한 통계를 미 전역 및 지역별로 발표한다. BLS는 행정부 산하지만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다. 위원장(Commissioner)의 임기는 4년이며 대통령이 추천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 임명되지만 임기는 대통령과 겹치지 않는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의 통계청과 같이, 대통령의 정책실패를 감추기 위한 통계조작이라는 짓을 BLS는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FOMC 이자 변동 – 2022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이자 조정 (Source: Taylor Teper, Forbes Advisor, https://www.forbes.com/advisor/investing/fed-funds-rate-history/)

궁핍지수에 여러가지 변형이 시도되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Hanke 궁핍지수로 Okun 궁핍지수에 소비자 융자 금리를 더한 것이다. 여하튼 미국에서는 Okun이 주창한 원래의 궁핍지수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민생이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뛰는 물가를 잡기위해서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2022년 3월부터 11번에 걸쳐 이자율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Tight Money Policy를 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일반 소비자들은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니 그 어려움이 배가되었다. 그렇지만 그 결과로 사람들이 돈을 덜 쓰기 시작하며 물가가 잡히기 시작하였다. 그에 맞추어 FOMC가 2023년 7월 이후로 아직까지 이자를 올리지 않고 있으며 2024년에는 이자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주식시장이 가장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이런 긍정적 지표의 변화에도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고물가(高物價)는 여전하다. 물가상승률은 둔화되었지만 이미 올라간 물가가 내려오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화폐가치가 제자리를 찾기 전에는 아무리 궁핍지수가 좋아져도 시민들이 느끼는 어려움에는 큰 변화가 없다.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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