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ke – 자각(自覺)

(Source: jaluch.co.uk)

깨어 있자(Stay Woke)라는 표현은 1930-1960년 경부터 미국의 흑인 지도자들 사이에 인종차별과 편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 표현은 ‘흑인영어’(African-American Vernacular English 또는 Ebonics)로 분류되었는데 일반적 표현으로는 ‘Stay Awake’이다. 그런 가운데 Martin Luther King Jr.는 awake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했다 한다. 2010년 중반부터 이 말은 거두절미하고 ‘Woke’라고 쓰이기 시작하였는데 흑인뿐만 아니라 모든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대한 자각을 촉구하고 유도하는 진보의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2012년에 한 흑인 소년과 다투던 백인이 그를 총격하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2013년에 그의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무죄가 선고되었다. 이에 많은 시민운동가들이 분노하였고 Woke를 촉구하였으며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서 2014년에 흑인 소년 2명이 각기 다른 도시에서 경찰과의 충돌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폭동이 유발되었고 BLM 운동이 미 전역을 휩쓸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이, 흑백관계 개선에 큰 기대를 받았던,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 시절에 발생했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 여하간 Woke라는 표현은 더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하였고 ‘흑인 영어’에서 2017년에 일상 영어로 사전에 기록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인종문제를 개인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득을 위해서 이용하는 사람들의 개입으로 Woke 운동을 과도하게 강조하다 보니 반작용을 불러냈다. 급기야는 보수이념이 강한 정치 철학 또는 평론가들에 의해, 이기적이고 흑인 또는 특정 소수그룹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짓을 하는 무리들 때문에, Woke 운동은 본래의 목적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기까지 하였다. Woke운동에 대한 찬반 현상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며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는 그의 백인우월주의적인 언행에 대한 반작용과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겨진다. 근래 Woke 운동은 Woke 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는데 전자가 어떤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었다면 후자는 그 결과가 사회적인 흐름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Woke 현상은 Critical Race Theory와 이념적 결합을 하며 극단적인 Political Correctness를 불러 일으켰고 이는 다시 Cancel Culture와 연결되기에 이르렀다. 와중에 2-30년전 당시에 별로 책잡히지 않았던 언행이 들추어 지며 사회적 매장을 당하는 사람들이 속출하였다. 결국은 인종간의 갈등, 유색인 또는 성소수자의 동등한 권리 등등의 문제에 있어서는 자기들 만이 옳다고 생각하며 타협할 줄 모르는 극단의 도덕적 우월주의에 빠진 사교와 같다는 비평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Woke 현상의 대표적 예로 Disney가 놀이공원과 영화에 준 변화들을 살펴보자. 최근 Disney가 운영하는 놀이공원에서 의례 들었던 인사말 ‘Ladies and Gentlemen, Boys and Girls’가 ‘Dreamers of All Ages’로 바뀌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남자와 여자라는 성의 개념이 빠져버린 점이다. 거기에 덤으로 나이에 대한 표현 또한 사라진 것이다. 원래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공원이기에 ‘boys and girls’가 아무렇지도 않았고, 부모들이 들어도 저항감 대신 친근감을 느꼈던 인사말인데, 갑자기 나이에 따른 구별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성소수자를 존중하기 위해 미국여권의 성별 표시 난에 X를 추가한 시대이니 dreamers라고 뭉뚱그린 표현은 놀랍지도 않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는데 찬성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무심했던 차별적 표현을 뜯어고친 혁명적 쇄신이라 극찬하는가 하면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친 짓이고 더 이상 Disney에 가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Disney는 지난 수년동안 ride(놀이공원에서 타고 움직이며 즐기는 시설로 마땅한 한국말이 없는 것 같다) 및 영화 등에서 많은 것을 바꾸어 왔다. Splash Mountain의 주제는 1946년에 공개된 ‘Song of the South’라는 영화였는데 근자에 인종차별적 요소로 비난을 받자, 흑인 공주가 주인공인 영화 ‘The Princess and the Frog’ 로 바꾸었다. Pirates of the Caribbean에 술 취한 해적이 여자를 쫓아다니거나 여자를 노예로 파는 장면을 없앴고, Jungle Cruise에 나오던 식인종 내지 사람사냥꾼(headhunter)으로 묘사된 원주민들이 사라졌다. Snow White에서 왕자가 잠자는 백설공주에게 키스하는 마지막 장면도 공주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하여 문제가 제기되었다. 여기서 백설공주는 잠을 자는 것이 아니고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잠에 빠진 상태인 데도 이런 주장을 한다. 여하간 백설공주는 수동적으로 구해지기를 기다리는 의지부족한 나약한 여자로 표현된 전체적인 구성에 대해 비난이 거세어 새로운 구성으로 다시 제작한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Florida에서 유치원부터 3학년까지 성소수자에 관한 교육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되었다. 이에 일부 종업원들이 파업까지 하며 압력을 행사하자 Disney CEO가 이 법령을 비판하며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반응은 이념에 따라 갈라져 논쟁이 그치지 않는다. 일반 대중은 Disney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놀이공원 사업에 주력하고 Woke 내지는 Political Correctness에 너무 치우치지 말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Disney사는 Woke운동의 압력에 손 든 대표적 기업의 예가 되었다.

필자는 한국에도 Woke 운동이 있었고 소위 말하는 86세대가 그 시초였다고 생각한다. 86세대의 정의는, 386 586 어쩌고 하며 제법 복잡한데, 쉽게 말하자면 60년대에 태어나고 80년대 학번인 자들을 통칭하는 것이다. 요새 정치권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주류 인사들은 거의가 86세대들이다. 이들은 군사독재에 항거했고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이념적으로 치우쳐 민족주의와 더 나가서 주체사상에 빠진 사람들도 많이 있다. 86세대 진보정치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종북, 친중, 혐일, 반미사상을 갖고 있다. 북한이 어떤 도발이나 모욕적인 발언을 해도 아무 대응이 없고 심지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였을 때에도 대포로 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식이다. 86세대가 보인 이런 류의 친중, 혐일, 반미사상에 대한 예는 얼마든지 있지만 여기서는 건너뛴다. 전 정권에 대한 촛불을 자신들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라고 확신한 그들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며, 운동권으로부터 어느새, 자신들이 그렇게 비판하던, 기득권이 되었다. 그리고 문재인은 자기들의 힘으로 세운 대통령이라는 생각으로 그에 대한 맹신적 지지와 또 한편으로는 그를 좌지우지하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인권, 평등, 공정, 정의 등등의 공약으로 내 걸었던 현안들에 대해서는 자기들 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심지어 상식선에서 말도 안되는 일들이 들통이 나도 막무가내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우기는 게 86세대 진보정치인들이다. 말과 행동이 같이 가지 않아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잘못이 밝혀져도 인정하지 않고 대법원 판결이 나와도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식이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절대다수의 의석 수를 믿고 입법독재도 서슴지 않는다. 모든 법에는 입법정신(the spirit of the law)이 함께하는데 문자적(the letter of the law)인 해석을 강조한다. 그래서 임기 2달 남겨놓고 임기 4년짜리 공기업장을 임명한다.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협의하기를 바란다 하니까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막무가내로 우겨 대며 너도 그렇게 하라고 한다. 미국의 Woke 운동가들 같이 자신들의 주장이 항상 옳고 자기들 만이 지선(至善)이라는 생각이 이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전과4범을 대통령 후보로 내 세우고도 부끄러움이 없다.

(2022년 4월)

 

p.s. 소위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가해자들이 윤호중 유시민 등이었다는 사실을 이번 한동훈 인사청문회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한국판 변질된 Woke운동의 기수가 86세대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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